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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을 결심했던 순간

by 부아c

10년도 더 된 일이다. 회사에서 큰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나를 바보라고 생각할 것 같았고, 심하면 회사에서 짤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오면서 유일하게 보고 싶은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바로 여자 친구였다. 그녀 외에는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와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나에게 있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녀는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어떤 해결책이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에게 말을 털어놓는 것만으로 내 마음은 조금씩 진정되었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내가 가장 힘들 때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구나. 앞으로도 나에게 이런 일이 있다면 나는 이 사람이 생각나겠구나.


그리고, 나는 그녀와 결혼할 결심을 했고, 며칠 뒤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내가 가장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좋을 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정말 힘이 들 때 옆에 있어 줄 사람은 귀하다. 내가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 그 사람이 나에게 진짜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다.


살면서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내게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은 훨씬 더 살만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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