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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있는 인생도 인생이다

by 부아c

직장 일에 지쳐 공황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린 적이 있다. 그때 도예를 배우는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 주었다. 친구가 도자기를 만들 때 자꾸 성급하게 형태를 완성하려 하니, 도예 선생님이 해 준 조언이었다.


"좋은 작품은 기다림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흙이 마를 시간을 주는 것, 형태가 자연스럽게 잡히도록 기다리는 것, 그 모든 과정이 도자기의 일부예요."


그날, 친구는 이 말을 하고 한참을 조용히 나를 바라봐 주었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 뒤의 침묵이 우리의 대화의 일부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 친구가 나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은 아마 이런 뜻이 아니었을까?


"힘들 때는 잠시 멈춰도 돼. 멈춰 있는 것도 중요해. 잘 멈춰 있는 것, 잘 쉬는 것, 기다리는 것,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인생의 일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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