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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강한 사람은 이런 사람이더라

by 부아c

나는 부산에서 태어난 경상도 남자다. 경상도 가정은 대체로 무뚝뚝하다. 우리 집도 다를 것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


나는 한국 남자다. 어릴 때부터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쉽게 감정을 표현하면 안 되고, 늘 묵묵하고 강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나는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진짜 강한 것이라 믿었다.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며 살아왔다. 진짜 남자는 울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울지언정, 밖으로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니,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상처를 받아도 괜찮은 척해야 했고, 울고 싶어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했다. 세상 어디에도 내 힘듦과 어려움을 털어놓을 곳이 없었다. 그렇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정이 쌓이고 쌓여 결국 터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살면서 조금씩 정신이 건강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진짜 강한 사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아래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다.


진짜 강한 사람은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받아도 회복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다. 울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울면서도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이다.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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