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친구가 일본에서 오래된 가게들을 취재했다. 백 년이 넘도록 대를 이어온 가게들. 그들의 공통점은 오랜 전통을 지켜왔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확장을 이루지 못한 곳들이었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그런 가게들의 변화의 필요성을 조명하는 것이었다. 쇠락해가는 가게들, 줄어드는 매출, 그리고 생존을 위한 고민들. 그 과정에서 교토 어딘가에 위치한 한 공예 가게를 찾았다.
그곳은 4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공방이었다. 과거에는 번성했지만, 이제는 매출이 점점 감소하고 있었다. PD 친구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들의 고민을 담아내려 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졌다. 그 공방을 운영하는 4대째 장인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그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졌고, 즐거워 보였다. 매출이 줄고, 가게가 쇠락한다고 해도 그것이 그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았다.
결국 PD 친구는 그 촬영분을 프로그램에 넣을 수 없었다. 그의 행복한 모습이 프로그램의 방향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해주던 친구는 마지막에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과연, 성공의 기준이 뭘까?"
친구의 그 한마디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우리 사회는 성공을 확장과 성장으로 정의한다. 더 많은 돈, 더 큰 영향력, 더 높은 자리.
그런데, 그냥 매일 하루하루가 만족스럽고 행복하다면 그건 성공이 아닌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