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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도 조용히 무너지는 게 40대다.

by 부아c

무너져도 조용히 무너지는 게 40대다.


눈물 흘릴 시간도, 위로받을 여유도 없이 일상은 흘러간다. 누구 하나 나를 챙겨주지 않아도, 오늘도 무너지지 않은 척 출근을 한다. 그저 평온한 척, 괜찮은 척, 그렇게 하루를 또 넘긴다.


소리 내서 울기엔 책임이 너무 많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아이를 키우고,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게 더 큰 무게가 된다. 힘들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미 다들 자기 삶에 지쳐 있기에 괜히 짐이 될까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그냥 입을 다문다.


“괜찮아”라는 말 안에 얼마나 많은 감정이 들어 있는지 모른다.


그 말 안엔 수십 번의 포기와 다짐이 숨어 있다. 포기한 꿈, 미뤄둔 행복, 참아온 자존심들이 뒤섞여 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또 괜찮다고 말한다.


40대가 된다는 건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릴 때는 울며 말하던 것을, 지금은 웃으며 넘긴다. 아프다고 말하는 대신 괜찮다고 말한다. 그게 어른이 되는 방법이고, 살아남는 방식이다.


버틴다는 건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다. 괜찮다는 말 뒤에 수없이 흔들린 밤과 깊은 외로움이 있다. 이 모두를 버티는 당신에게는 누구보다 단단한 마음이 있다.


오늘도 조용히 하루를 보내는 누군가에게. 그 버팀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안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아무 일 없이 하루를 살아낸 당신, 정말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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