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회사에서 버텨야 하는 이유
여러분, 도망친 곳에 천국이 있을까요? 내가 힘들면 도망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도망치면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집니다.
현실이 너무 힘들면 사람이 숨을 구멍을, 혹은 숨 쉴 구멍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군대 가면 짱박히잖아요. 뭐 그런 거랑 비슷한 심리입니다. 보통 40대 남자들은 어떤 곳으로 도망칠까요? 6가지 예시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1. 가장 대표적으로 술이겠죠.
술 마시면서 잊자. 이러면서 삼삼오오 모여서 술 마시고, 술 취하고, 신세 한탄하고요. 저도 회사 생활이 정말 힘들 때 오히려 술을 더 마셨습니다. 실적이 나빠지고 일이 많아지고 이럴 때면 실적 개선이나 일을 개선하려고 하기보다, 오히려 술을 마시면서 회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도움이 되나요? 마실 때나 좋지, 나를 힘들게 한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습니다. 한두 번 술자리는 괜찮지만 이게 습관이 되면요. 힘들 때마다 술로 도피하는 그런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서 내가 점점 더 망가지는 거예요. 물론, 술 말고도 담배, 도박 등이 있을 것입니다.
2. 주말에 잠을 몰아잔다.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주말에 침대와 하나가 되어 잠만 잡니다. 와이프가 애들이 뭐라고 해도, 너무 힘들다면 잡니다. 때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자죠. 이것도 도피하는 거예요. 어느 정도 피로 회복은 필요하지만 대책 없이 계속 누워있는 것도 도피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심지어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침대 안이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도 제일 힘들 때 힘들다는 핑계로 침대에 긴 시간 누워있었습니다. 주말 내내 누워있었던 거죠. 그러다 보면 내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더 약해지고, 점점 더 모든 문제에서 도망가려는 습관이 생깁니다.
3. 주식 투자, 단타.
주식 투자? 주식 투자는 투자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네, 10명 중에 1, 2명은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8, 9명은 도피용으로 하는 거예요. 매일 수없이 호가창 보면서 샀다 팔았다 하며 언젠가 부자되겠지 생각하는 것. 즐거운 상상 속으로 나를 도피시키는 것입니다. 이게 큰 문제가 뭐냐면, 내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매일 도박을 하며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에 자기를 걸고 있는데 말이죠. 이 또한 짧은 시간이지만 저도 경험이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는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몇 천만 원 가지고 하루에도 수번, 수십 번의 단타를 하면서 일확천금을 꿈꾸는데요. 그게 고단한 직장 생활을 잊게도 만들지만, 내가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다른 준비를 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4. 이민병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민병에 걸려 있습니다. 캐나다, 호주, 유럽 이런 곳에 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볼까. 아니면 저렴한 베트남, 캄보디아 같은 데 가서 편하게 살까? 그리고는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면서 가능한 방법을 찾죠. 그리고는 아, 이게 안 되는구나 생각하며 실망하고 그래도 혹시 몰라 또 유튜브나 구글을 뒤질 것입니다. 이것도 도망치는 거예요. 내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도 마음속으로는 세상의 모든 나라에 이민을 한 번씩은 다 다녀온 것 같습니다.
5. 쇼츠 보는 것
유튜브 보는 것, 혹은 SNS 하는 것이죠.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보면 2~3시간 금방 가죠. 시간 지나고 남는 것 하나도 없습니다. 기억나는 것 잔상들뿐이죠. 도움되는 거 하나도 없고요. 무슨 드라마 영화 콩트 등등 보다 보면 재미있지만 금방 새벽 2시, 3시 그렇게 자면 다음 날 피곤하고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심적으로 힘든데 잠도 줄어들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잠이 없어서 힘들고, 그래서 다른 즐거움을 찾고, 또 잠이 없어서 힘들고, 원래 문제는 그대로 있거나 더 심해지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예요.
6. 회사 그만두는 것
그래도 위의 것들은 내가 회사를 계속 다니기 위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라도 있지, 가장 큰 문제는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는 것입니다. 대책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너무 힘들어서, 혹은 상사가 동료가 너무 싫어서. 그렇게 나오면서 높은 확률로 후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보다 돈 벌기는 쉽지 않고, 준비 없이 나온 사람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어찌어찌 일을 구하면요. 꽤 높은 확률로 전에 일이 좋은 일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수없이, 수없이 하게 될 것입니다. 계속 도망만 다니던 사람이 마지막에 회사에서 도망가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 위에 해당되나요? 저도 위의 것들을 다 해보았어요. 술을 매일 마시기도 했고, 주말에 잠만 자기도 했고, 주식 투자에 빠져보기도 하고, 이민병으로 캐나다, 호주 이런 이민 엄청 알아보기도 했고, 쇼츠로 시간을 보낸 적도 많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것을 하면서 도망을 다녔습니다.
그러고 나니 2가지 결론을 얻었어요.
1. 정말 힘들 때는 잠시 도망가도 된다. 숨을 돌릴 수 있다.
2. 하지만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다.
도망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잠시 관심을 돌리는 것이죠. 돌아오면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생 피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나아지는 것이 없습니다. 잠시 힘들면 술 마시고, 주말에 자고 괜찮습니다. 하지만 내 문제를 내가 마주해야 해요. 불안한 내 미래가 걱정이라면 내 미래를 위해 매일 무언가를 쌓아야 합니다. 도망감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 문제에서 도망갈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도망감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 문제에서 도망갈 수 있어야 합니다.
도망다니다 보면 알게 됩니다.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제가 직장 생활의 고충이나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힘든 이유는, 나중에 회사를 나오면 하고 싶은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나, 회사가 나의 전부인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잘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회사 이외에 다양한 것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분야에 도전 끝에 저는 술 마시고 잠만 자던 과거에서 벗어나 블로그 등 글을 올리고, 작가, 강연자가 되었습니다. 불안한 제 미래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죠. 지금은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 등에서 인기 작가가 되었고, 팔로워도 33만 명 정도 됩니다. 제가 직장을 벗어나 콘텐츠 크리에이터 및 작가가 된 것은 도망을 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낸 것이겠죠.
물론, 그전의 저도 도망다니던 몇 년이 있었습니다. 수시로 매너리즘에 빠지고, 힘들어하던 시기가 몇 년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럴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시간이 필요한지도 몰라요. 하지만 너무 오래 그렇게 하지 마세요. 결국은 문제를 마주해야 하고, 이를 통해 다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회사에서 답을 찾으셔도 됩니다. 회사 밖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겠죠. 도망가지 말고,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당신만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