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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아c Oct 01. 2024

좋은 기회를 얻은 프런트 직원

아파트 프런트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이 있었습니다. 20대 초반이 되었을까요? 늘 생글생글 웃으며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형식적인 인사가 아닌 마음을 담은 인사였습니다. 그녀의 친절이 저를 기분좋게 해 주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저도 그녀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하고 있더군요. 


한 번은 우리 아이들이 오니,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었습니다. ‘언제, 이름까지 외웠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애들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애들 이름을 언급하며 누구누구 할아버지시죠? 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닮아서 바로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자리를 지나가는 저도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몇 달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요, 프런트 직원이 바뀌었습니다. 바뀐 직원은 꽤나 무뚝뚝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태도를 가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인사도 없고, 표정 변화도 없고, 사람이 지나가도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훨씬 많아 보였습니다. 그게 정상일지 몰라도, 이전 직원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후, 동네 지인을 통해서 예전 직원은 더 좋은 곳에 스카우트되어 자리를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은 아파트에서 사시는 어느 노신사 분이 한 호텔에서 임원이신데, 추천을 해 주시어 그 호텔로 연봉도 50% 높여서 옮겼다고 합니다. 그 직원을 저만 좋게 본 것이 아니었습니다. 친절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 노신사 분도 그녀의 친절에 감동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녀의 친절이 아파트 프런트가 아니라 호텔에서도 빛날 것이라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친절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그 친절이 스스로에게 돌아가 기회를 주었을 것입니다. 


과연 그 노신사 분이 바뀐 직원에게도 그런 제의를 할 수 있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결국 나를 높이는 것들은 그런 사소한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소한 친절과 감동이 모이고 모여서 결국 나에게도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운도 결국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루를 살아가는 방식으로, 매일 우리는 스스로의 운을 모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다정하게 대한다면 세상은 다시 우리를 다정하게 대해 줄 것입니다. 기회도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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