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3명의 실제 퇴사 경험
저는 직장 16년을 다니면서 선후배분들이 중간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중에 저렇게 그만두면 안 되겠다고 느낀 케이스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도 있었는데요. 3명의 케이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인물을 특정할 수 없게 일부 각색을 하였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는 투자 관련 케이스입니다. 제 아는 후배가 모 주식으로 15억 정도의 투자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과거에 국내에서 꽤 핫했던 종목이 있는데, 셀로 시작하는 네 글자 종목입니다. 그때가 아마 2018, 2019년 조금 전이었을 거예요. 후배는 원래 시드가 2-3억 정도 있었는데 15억 이상을 벌었으니 자산이 거의 20억이 되었습니다. 자산이 20억이 되니까 후배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었죠. 조용한 스타일이 아니어서, 여기저기 알리고 다녔습니다. 회사에서 이미 유명해졌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매일 같이 주식 이야기만 했거든요. 그 때 따라서 산 사람도 많을 겁니다.
이후 후배는 당당하게 회사를 나갔습니다. 이후 그는 어떻게 됐을까요? 그렇게 회사를 나갔는데, 1년도 안 돼서 망했다고 합니다. 퇴사한 후에 그 종목에 과한 레버리지를 걸었어요. 이후 결국 주가가 반의 반토막이 나면서 친구는 20억을 거짓말처럼 다 잃고 1, 2억의 빚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20억 자산에서 1, 2억 빚쟁이가 된 것이죠.
1년이 지난 그 친구는 다시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겠죠? 그 이후의 소식을 잘 모릅니다. 잘 살고 있기를 바라지만 아마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경험상 쉽게 버는 돈에 중독이 되면 근면, 성실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식으로 큰돈을 버는 것이 축복이자 동시에 불행이죠.
두 번째는 직장에서 상사와 싸운 후배인데요. 사람들 앞에서 상사에게 제대로 대들었습니다. 아마 본인 입장에서는 참다 참다 못 참고 때려치겠다는 마인드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바로 나가서 음식점을 차렸습니다. 그가 나갈 때가 기억납니다. 두고 보라고, 잘돼서 고급 외제차 몰고 찾아오겠다고.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나갔습니다. 마지막 술자리에서 우리가 그를 응원하며 계산을 한다고 해도 본인이 사더군요. 현금으로 자기 돈 많다고 5만 원짜리 뭉치에 종업원 팁까지 주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는 왜 그랬을까요? 퇴직금에 마지막 직장 대출까지 해서 3억을 손에 쥐니 당당해졌을 것입니다. 잘 되었을까요? 시작도 전에 권리금과 인테리어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권리금이 거의 없는 곳에 높은 권리금을 주고 들어갔고, 인테리어 공사를 몇 억을 주고 하는데 그것도 사기를 당한 것이지요. 직장인 대출을 풀로 받고 나간 친구는 퇴직금까지 거기서 다 말아먹었습니다 그렇기 재기 불능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그 후배는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케이스는 직장 상사인데요. 에이스였습니다. 회사에서 잘 나갔죠. 저희가 유통 쪽인데 관련 시장으로 자기 사업을 차리고 나갔습니다. 자신이 있으셨죠. 일도 잘했고, 주변에 평판도 좋았거든요. 그런데 잘되지 않았습니다. 5년 동안 돈만 깎아 먹고 결국 폐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중국에 가서 어떤 일을 하신다고 하는데 친구 일을 돕고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나중에 그분과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내가 잘나서 직장에서 잘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회사를 나가서 회사 리소스를 다 떼고 일해보니 사실은 회사 시스템 안에서 내가 잘했던 것이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렇게 0에서 시작하기는 참 힘든 일이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선배라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무엇일까요? 투자 수익을 거둔 친구는 요행을 실력으로 알았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자신이 음식점을 잘할 거라고 생각했을 거고요. 세 번째는 자신의 실력이 대단한 줄 알았던 거죠.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스스로의 실력을 과대평가합니다.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겸손할 필요가 있고,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어요. 너무 자신을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냉정하게 자신을 알아야 해요.
누구나 퇴사를 합니다. 퇴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반드시 그런 마음 가짐이 필요 합니다. 마음 가짐이 퇴사 이후의 삶에 큰 영향을 마칩니다. 오늘 글이 향후 퇴사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