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5일 금요일
그릉이가 퇴원하고 처음 맞는 아침.
아직은 불안감이 있는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다급하게 그릉이가 있는 방에 가 본다.
벌써부터 식빵을 굽고 있다.
잘 잤니 아들?
집에 오니 뭔가 편안해보인다.
병원에서 잘 먹었다던
로얄캐닌 마더앤베이비캣 습식 캔을 줬다.
아픈 애가 맞는지 모를 정도로,
폭풍흡입을 하신다.
병원에서 꽤 오래 있었기에
그릉이에게는 병원 냄새도 베어있었고,
사지를 가누지 못해서 배와 엉덩이에는
변 냄새도 많이 났지만,
아직 씻길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일단 그대로 두었었다.
고양이도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두 마리의 냥이들이 살기 위해서는
다시 처음부터 합사를 시켜야했다.
합사 1단계.
서로가 보이되 물리적으로만 막아서,
서로의 냄새가 익숙해지도록 네트망 설치.
애용이는 다리가 짧아 점프력이 약하고,
그릉이는 아직 환묘이니까.
네트망을 1단만 설치해뒀었다.
몇 시간 후,
그릉이는 어느새 네트망 1단을 뛰어넘어있었다.
아. 생각보다 힘이 생겼구나.
기쁜 마음과 걱정된 마음을 동시에 가지며,
네트망 위로 1단을 추가해서 올렸다.
또 몇 시간 후,
아뿔싸.. 네트망 옆 빈 공간을 비집고 또 밖으로 나왔다.
세상 모르고 자던 애용이.
어디선가 풍겨오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냄새.
어디서 본 건 같은데,
냄새는 너무나 낯설고.
마주치면 그릉이는 몸을 숙이는데,
애용이는 하악하며 거리를 두는...
예상보다 빠르게
둘의 조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