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용이와 그릉이는 무척 잘 컸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사람 손길을 잘 타지 않던, 소심한 겁쟁이 애용이는,
날이 갈수록 점차 활발해져서
놀아달라고 찡찡거리는 일이 많아졌고,
자꾸 볼이 빵빵해져서 빵실이,
엄청난 털 때문에 털뭉치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어릴 적 엄청난 미모를 자랑하던 애용이.
궁금한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아서
여기저기 탐색도 하고.
현관 앞에서 집사 마중도 나오고.
베란다에 서서 우수에 젖은 눈빛도 발사하고.
잠이 덜 깬 얼굴로 닝겐을 쳐다보거나.
앞발로 스벅 컵을 들고 물을 마시는 묘기도 보이고.
누워서 찡찡거리다 어느새 잠드는 털뭉치..
한편 그릉이는,
시도 때도 없이 그릉거려서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청진기 진료에 실패하는 일이 많았고...
입은 좀 짧았지만 활발한 활동성으로 열심히 놀고,
세상 알 수 없는 희한한 자세로,
마치 술 먹고 뻗어있는 주정뱅이 같은 모습을 보여,
그릉+주정뱅이 = 그릉뱅이 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사진 몇 장으로 이 녀석들의 3년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2016년 연말부터 2019년 가을에 이르기까지,
두 녀석들은 건강하게 그리고 이쁘게,
그렇게 우리 부부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