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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스 Oct 30. 2019

5. 그릉이가 이상하다

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두 냥이들과 함께한지 이제 3년.


갑자기 브런치라는 공간에

녀석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그저 우리 애들 이쁜 모습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은 아니었다.


지금부터 쓰려는, 최근에 벌어진,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인 일들에 대한

얘기를 공유하고 싶어서다.


너무도 후회스러운 내 경험을 통해,

단 한 명이라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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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

우리 부부는 가을에 이사를 앞두고 있었다.


살던 집을 전세를 주고 가야하기에,

문제가 있었던 화장실의 수리도 해야했고,

이삿짐을 줄이기 위해,

미리 필요없는 물건을 정리도 하고,

이사 견적을 받기 위해 여러 업체도 만나는 등

더운 날씨만큼이나 바쁜 여름을 보냈다.


그 사이 애들에게 별 일은 없어보였다.

날이 더우니 활동성이 좀 떨어지고,

밥을 조금 덜 먹지만 잠을 많이 자서 그런 듯 했다.


밤에 장난감으로 조금 놀아주긴 했지만,

우리나 애들이나 체력이 많이 떨어진 탓에,

그저 짧은 놀이 후 겨우 잠을 청하곤 했었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 9월말, 새 집으로 이사를 했다.

애들에게 좋지 않을까봐 새집증후군 관련 처리도 하고,

이사하는 동안 애들은 잠시 처가에 맡겨두고,

애들을 빨리 데려오기 위해 이틀 만에 집 정리를 끝냈다.


아이들을 새 집으로 데려온 날,

아이들은 새로운 공간을 열심히 탐색했다.


그리고 하루 이틀의 적응 기간을 끝내고,

애용이와 그릉이 자신들에게 편한 공간을 찾아

자연스레 그 공간에서 머무는 일이 많아졌다.


이사하고 2주 정도가 지났을까.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 싶었던 그 주말.


아이들의 상태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애용이는 새 집이 맘에 드는 것 같았다.

여기저기 탐색을 하고, 예전보다 더 뛰어놀고,

더 많은 애교를 부리며 잘 적응하고 있었다.


그릉이는 구석에 있는 때가 많았다.

틈만 나면 우리에게 와서 그릉거렸는데,

이 곳에 와서는 놀이도 식욕도 별로 흥미가 없었다.


그제서야 그릉이가 이상해보였다.

병원에 다녀온지 두 달쯤 되었으니,

내일은 병원에 데려가서 검진을 받기로 하고,

평소처럼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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