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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han Oct 01. 2019

제 곳에 자리를 잡는 사람들.

같은 결을 하나씩 쌓아 올린다.

'Waste Land' - Sophia Kim

알렉스룸에서는 지금 소피아(김소희) 작가의 전시회 'A room of one's own'이 열리고 있다. Sophia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계정을 살펴보고 무척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Follower를 1만 명 가진 계정을 통해 패션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으며 화려해 보이는 외모와 작가로서의 긴 경력 또한 알렉스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를 전달받곤 더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보이는 외면과는 달리 고통스러운 그의 작품 속 표현들이 섬찟할 정도라고 해야 하나.


Sophia는 40대가 된 여성 작가로서, 또 비전공 출신의 아티스트로서 그 시간의 흐름 속에 세상과 많이 다투었던 것 같다. 이제는 평온과 행복의 길을 찾은 작가로서, 작가는 알렉스룸의 어떤 분위기가 스스로의 결과 비슷하다고 느꼈고 이곳에서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아 전시를 열고 공간을 공유하면 어떨까 했다고 한다.


알렉스룸이 문을 연지 벌써 5개월이 다 되어 간다. 처음의 소박한 소망과 같이 알렉스룸은 이제 월세 정도는 내며 이곳을 원하는 사람들만이 용감하게 모험하듯 다가오는 공간이 되었다. 너무 붐비지도, 또 한가하면 한가한대로 그 여유를 즐기며 여전히 젊은 여성들의 셀카 성지로도 제 몫을 하고 있으니, 이 어찌 뿌듯하지 아니할까(?).


초창기 한두 달엔 이런저런 종류의 손님들이 많았다. 나도 때로는 어떤 각으로 분위기를 맞추어야 할지 갈팡질팡 하기도 했고, 사람이 없으면 너무 허전한 느낌 때문에, 또 너무 붐비는 날에는 이 흥을 어떻게 이어줘야 할지 고민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이러면 이런대로, 저러면 저런 대로, 또 그 결에 맞는 손님들의 비중이 많아지며 장소의 정체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근처의 다른 사장에게 농으로 건넨 얘기인데 '알렉스룸 손님들은 참 다들 고와요'라고. 곱다는 표현은 조용하고 매너 있는 사람들이 공간의 깊은 분위기와 밝은 에너지를 더 많이 공유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올지 모르는 이별을 상상하며 이곳에 있었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언제 어디선 모두에게 작은 행복이 깃들기를.


created by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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