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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문학이 경쟁력이 되는 이유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인간다움의 가치

by Alex HoJoon An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하며,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을 돕는 것까지, 불가능해 보였던 많은 영역이 기술의 힘으로 열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바라볼수록 분명하게 보이는 사실이 있다. 기술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지고 효율적이더라도, 인간 고유의 능력인 가치 판단과 의미 부여는 대체할 수 없다. 단순히 정답을 도출하는 일은 기계가 잘할 수 있지만, 무엇이 더 옳고 바람직한가를 결정하는 일은 인간만의 몫이다. 기술이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칠수록 우리는 더 자주 질문하게 된다. “이 변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라는 질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문학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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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철학은 끝없는 질문을 던지며 사고의 깊이를 넓혀준다. 역사는 과거의 맥락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해석하는 힘을 길러준다. 문학은 타인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하고, 공감을 통해 인간다운 시선을 유지하게 한다. 이처럼 인문학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패턴을 찾아내지만, 데이터의 의미를 해석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컨대 AI는 주가 변동을 분석해 투자 전략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회 전체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윤리적으로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는 인간의 해석이 필요하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창의성과 혁신의 뿌리

우리가 혁신이라 부르는 대부분의 성과는 기술 자체보다 인간의 상상력에서 비롯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질문은 근대 과학의 기초가 되었고,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이끌어냈다. 더 나아가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한 수많은 상상들은 오늘날의 실제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

이처럼 창의성의 뿌리는 인문학적 사고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어떤 문제를 풀 것인지는 인간의 상상력과 통찰에 달려 있다.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최적화가 보편화된 시대일수록 차별화된 가치는 기술이 아닌 인문학에서 비롯된다.


인문학적 소양이 만드는 차별화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기업과 개인 모두 AI 활용 능력을 기본 전제로 요구받게 될 것이다. 누구나 유사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고, 일정 수준의 효율성은 쉽게 확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차별화는 어디서 오는가? 바로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과 질문을 던지는 깊이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그칠 수도 있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 경우 모두 기술은 동일하다. 그러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태도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이는 인문학적 소양이 만들어내는 차이다.


인간다움이 미래의 경쟁력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인간다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공감, 윤리, 상상력, 그리고 의미를 찾는 능력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기술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보다, 그것을 어떤 시각과 철학으로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인문학적 사고는 기술을 단순한 효율의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의 도구로 바라보게 한다. 이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개인의 경쟁력을 동시에 결정짓는 요소다. 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인문학적 성찰에서 비롯된 인간다움이다.


AI가 가져올 미래는 분명 거대한 기회다. 하지만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역량만큼이나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해석하며, 더 나은 가치를 상상하는 힘.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갈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할 진정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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