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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08. 2019

[스타트업 코칭일기] 스타트업은 혁신적 아이디어?

스타트업, 코칭, 육성, 패스파인더넷, 알렉스넷, 매드해터, 로켓티

스타트업 코칭을 하거나 IR 피칭 심사를 할 때 참 안타까움 팀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혁신적인지'를 강조하는 팀들입니다.


일단 튀어야 지원금을 받든 사무공간을 얻든 투자금을 받든 하기 때문에 차별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나라에서 1년에 등록되는 법인만 11만개가 넘고 우리 경제 규모가 전 세계의 2%가 되지 않으니, 전세계 단위로는 오백만개 이상의 법인이 매년 튀어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예 법인 등록까지 못가고 없어진 아이디어까지 따지면 적어도 천 수백만개의 사업 아이디어가 매년 나오는 셈입니다.


또 경쟁사가 올해 등장한 업체만 있는게 아니라는 점까지 따지면 세상에 저렇게 차별적인 아이디어가 있구나라고 놀랄만한 확률은 수천만분의 1 이라는 겁니다.


그럼 차별화를 포기하라는 뜻이냐?

물론 그건 아닙니다.


아이디어만으로 차별화하기는 너무 어렵고, 

혹은 R&D 등을 통해 기술적 차별화하는 것도 기술 기반이 아닌 스타트업에게는 대단히 무리한 요구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차별화는 대단히 명확합니다. 


바로 '평범한 아이디어의 비범한 실행, 즉 실행의 차별화' 입니다.


배달의 민족이 사업 초기 음식점들의 전화번호를 얻기 위해 길거리에 버려진 전단지를 줍고, 인쇄소를 돌아다니며 문전박대 당하기를 6개월을 하고 5만개의 음식점 DB를 모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죠.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는 4년이 넘는 기간동안 50개의 게임을 망하고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으니 마지막 하나만 만들자고 해서 만들어진게 앵그리버드였죠.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펍지의 김창한 대표도 17년동안 게임 기획자를 하면서 만든 게임이 모두 망해서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고 만든 게임이 배그였다고 합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은 배달의 민족 이전에도 있던 아이디어였고, 심지어 지금도 나오는 아이디어입니다. 포탄을 쏴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게임은 2000년대 초 이미 국내에서 포트리스 라는 탱크 슈팅 게임이 시장을 휩쓴 적이 있고,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도 수 차례 구현된 적이 있는 게임입니다.


중요한 건, 배달 음식점 DB를 남보다 적은 비용으로 남보다 적은 기간에 모아내고, 이것을 고객과 음식점들이 편하게 사용하도록 끊임없이 개선해 낼 실행력이 있느냐, 혹은 게임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시간과 돈의 압박속에서도 버텨낼 실행력이 있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물론 돈이 엄청 많으면, 가령 대기업이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다면, 

굳이 전단지 줍고 인쇄소 돌 필요 없이 우리가 이런 사업 시작하니 음식점들 참여하세요 하고 한 200억 써서 광고하면 한방에 모을 수 있습니다. 


대형 게임업체들은 게임 개발비로 300억원에서 500억원은 우습게 쓸 수 있죠. 스타트업은 이런 돈이 없기 때문에 이 모든 돈을 '나와 팀의 실행력'으로 커버해야 살아남는 겁니다.


비범한 실행은 


1. 남보다 적은 비용으로

2. 남보다 짧은 시간에 

3. 남보다 아주 약간 더 좋은 제품을 

4. 남보다 아주 약간 더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겁니다.


초기의 아주 작은 제품력과 'time to market'의 차이는 다시 팀의 지속적인 노력과 만나서 큰 차이로 벌어지게 됩니다. 


이 과정이 몇 년 이어지면 

그 스타트업은 혁신의 아이콘이 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 팀의 아이디어가 정말 혁신적이었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초기의 작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실행력의 차이였고, 그 차이를 유지할 수 있는 지속력의 차이였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백종원의 레시피는 얼핏보면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원가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는지,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제대로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는지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 아이디어' 라는 프레임은 이제 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 = 실행력 & 존버' 입니다.


글쓴이 : 스타트업 방법론 기반 기업교육 및 사내벤쳐 육성, CV 컨설팅, 코칭 '패스파인더넷' 이복연 대표

성수 두드림 스페이스에서 예비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의 마음 속에 대한 글과 스타트업 산업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1. 슬기로운 직장생활 페이스북에서 더욱 다양하고 현실적인 커리어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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