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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23. 2019

[스타트업 코칭일기] 비상식적 사업운영

스타트업, 창업, 창업가, 사업, 경영, 코칭

초기단계를 넘기고 한창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바닥에서는 유명한 스타트업들이 사업하면서 비상식적으로 일하고 있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갑갑하다.


한 업체는 고객 불만을 대응하면서 특정인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남탓을 하는 메일이나 메신저를 보내질 않나, 다른 업체는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기존 이해관계자들을 하나 둘 적으로 만들어놓아서 모두와 싸우는 구조를 만들어놓지를 않나, 또다른 업체는 공급업체들에게 명확한 기준 없이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했다가 공급업체들끼리 알게 되어 불만을 가진 업체들이 하나 둘 이탈하게 만들었다.


고객은 그 업체를 믿고 업체에 돈을 지불했는데 일이 안되는 이유를 남탓을 한다는 것은 그저 변명에 불과하고 더구나 남탓도 특정인까지 거론하면 고객 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까지 업체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 정말 유아적인 대응이다. 왜 스타트업들 중에 고객에게 팔 때는 잘나가는 회사처럼 굴다가 막상 문제만 생기면 남탓이나 제도 탓하면서 우리는 아직 작은 스타트업인데 뭘 더 원하세요라는 태도를 보이는 곳들이 많을까? 그럴려면 아예 팔지를 말았어야지.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기존 이해관계자들은 수십년 동안 그렇게 해 온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그것은 단지 그들이 그 업체 보다 멍청해서도 아니고 혁신적인 생각을 못해서도 아니다. 우리는 혁신적인 스타트업이니 너희는 산업을 망가뜨린 주범이니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그러니 니치에서 주류시장으로 가거나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많은 걸 볼 필요도 없이 시장과 고객 확대에 한계를 겪고 있다. 그 시장도 제대로 못해냈는데 매출과 수익에 한계에 다다르니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고 한다. 여기저기 니치시장만 먹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비용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게 한 시장 제대로 먹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과제인데 말이다.


공급업체들에게, 혹은 고객들에게 모두가 납득할만한 뚜렷한 기준 없이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율이나 가격을 다르게 가져가는 것은 상도덕을 한참 벗어난 짓이다. 그들끼리 끝까지 모를 거라 생각한 건가? 수수료율과 가격 협상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인 것은 인정하지만, 당장의 편의와 수익을 위해서 상대하기 어려운 대상은 잘해주고 그렇지 않은 대상은 호구로 만드는 운영방법은 사업을 망하게 만드는 최악의 수다.


청년 스타트업에서 많이 발생하는 문제들인데, 결국 사업은 사람들과의 신뢰 문제와 운영 및 리스크 관리 문제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망한다. 청년 스타트업 생존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이 둘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보통 돈이 없어서 혹은 사람 때문에 망한다고 생각하고 겉에서 분석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한계에 부딪히거나 망하는 본질적인 가장 큰 이유는 이 두가지라고 생각한다. 청년 스타트업들이 첫 고비를 넘기고 초기에 미친듯이 성장하다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운 이유가 이거다!


초기 단계 넘기고 이제 조금 뭔가 되나보다 싶은 스타트업 중에 투자를 받기 위해서 혹은 투자 받아서 갑자기 사업을 급속히 확장시키고 싶어하는 곳들이 많다. 창업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스타트업 투자와 지원기관의 문제이기도 하다. 앞서 이야기 했던 투자자를 제외한 사람들과의 신뢰 문제, 운영과 관리 문제도 어찌 보면 마찬가지 맥락이다. 미쿡에서 넘어온 스타트업 성장방식이 공식인 양 따르다보니, 혹은 산업을 제대로 모르고 전략컨설팅이나 M&A, 재무적 투자 전문가들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일이 많다보니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스타트업, 아니 사업을 하면 당연히 어느 시점이 되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매출을 증대시켜야 하기도 한다. 물론 이 역시도 사업아이템마다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일반적인 성장단계상 맞다고 하자. 문제는 지금 하고 있는 시장도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거나 진입한 시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지도 못해서 매출과 수익에 문제가 있는데, 이를 극복하겠다면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거나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고 삽질한다는 점이다. 돈 끌어오기 위한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정작 해낼 역량 자체도 없고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말이다. 어찌어찌 다들 쿵짝쿵짝해서 돈 끌어오더라고 대부분 실패한다. 그 사이 창업가가 받은 돈 조금 더 굴리다가 아니면 투자 조건 중 하나로 회사를 팔아서 큰 돈 벌 수 있으니 창업가나 창업멤버는 개인적으로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지금 시장과 고객도 제대로 못 뚫었거나 경쟁사들을 이기지도 못했는데 그런 말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라 피해가는거에 불과하다. 하던 것도 잘 못하는데 안해본 것을 잘할 리 있을까? 원래 있던 회사에서 일 못하던 직장인이 이직한다고 갑자기 인정받고 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과도 같다. 그리고 처음부터 글로벌 혹은 해외국가용으로 만든 것도 아니면서 국내 기반으로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글로벌로 나가서 잘할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럴 듯한 계획은 누구나 짤 수 있고 있어보이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던 거나 먼저 제대로 잘하자! 문제를 자꾸 피하지 말고. 그리고 옆에서도 자꾸 부추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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