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코칭일기, 알렉스넷, 패스파인더넷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고 가장 핫한 스타트업 한 곳이 있는데, 예전에 어찌어찌 상황이 만들어져서 그 업체 피칭 심사와 코칭을 맡게될 일이 있었다. 그런데 피칭이 끝나고 심사를 할 때 아이디어와 명분, 거기에 '있어빌러티'까지 완벽했으나 아이템 특성상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맞추고 저렴한 원가를 필수적으로 갖춰야만 해서 그 부분을 물었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 의견을 얹어서 이야기해줬는데, 오히려 창업가는 말만 공손하게 존댓말을 썼지 내가 다 아는데 니가 어디서 지적질이야 태도였다. 이미 여기저기서 상도 많이 받고 관심도 지대하게 받고 있어서 모두가 잘한다 잘한다 하는 게 익숙했었으니 그런 질문을 받고 의견을 받는 거 자체가 마음에 안들었겠지. 더구나 창업 전에 하던 일도 그런 속성의 일이었고.
왠만해서는 그렇게 안하는데 너무 갑갑해서 현업 마케터 출신으로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내세워 다시 좋게 이야기했음에도 예상대로 전혀 태도도 그대로에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다. 이미 좋은 이야기 아니면 귀가 막혀있는거지. 그래서 심사 끝나고 기관에 이야기해서 코칭 타임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피칭때도 저러면 코칭때는 더더욱 서로 스트레스만 받고 시간낭비일 뿐이니 말이다.
그 이후 1년 정도 흘렀는데, 처음 이야기했듯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고 가장 핫한 스타트업 중 한 곳이다.
사업아이템의 아이디어빨이 워낙 강력해서 여전히 스타트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인기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1년이 지났음에도 그 사이 크게 발전한 것도 없고 여전히 여기저기 상받고 다니고 언론기사에도 계속 오르내리고 이미 성공한 스타트업의 표상처럼 창업가만 스타급 대접을 받으며 얼굴 마담 역할을 할 뿐, 정작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도 않았고 큰 기업과 협업해서 양산 목표로 개발중이라는 제품은 제품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 않음에도 수개월째 출시 소식은 없고 예상대로 매우 한정적인 영역에 제한적으로만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대적인 언론홍보도 함께 진행했음에도 크라우드 펀딩도 목표금액 10%도 달성하지 못한 채 실패했다. 심사 때 우려가 되서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컴퍼니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건 그저 관심에만 그쳐버렸고, 투자기관들이 지대한 관심은 보이고 있지만 시장성 검증 단계에서 막히니 당연히 후속투자 소식도 없고. 크라우드펀딩 페이지에 올라온 사람들의 각종 질문이나 의견 역시 딱 예상대로 심사시 지적했던 소비자 기호 충족과 원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역시나 거기서도 심사때랑 똑같이 답변을 해놓았더군.
최근에 한 인터뷰나 피칭 발표내용도 1년 전과 똑같은 말하고 있고. 여기도 1-2년 더 비젼이랑 아이디어팔이만 하다가 일단 제품이 나오면 그 실적 가지고 사업확장이 아니라 그걸 성공케이스로 포장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성공한 스타급 스타트업 대표 출신의 스타트업 육성이나 지원, 투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장과 고객의 지갑을 못열었으니 그걸로 밥벌이는 힘들테니 말이다.
나와 주위 스타트업 코치들 사이에 '수상의 저주'라는 말을 쓴다. 여기저기 상 타고 유명해진 스타트업이 의외로 잘되는 케이스가 거의 없다. 스타트업 캠퍼스만 봐도 대부분의 상위 입상팀들이 끝이 별로 안좋다. 오히려 대차게 까이고 크고 작은 몇번의 실패를 한 팀들이 조용히 성장하다가 성공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오죽하면 우리들끼리 "상과 유명세가 독이 된다"는 말까지 할까... 상 받고 유명세 타면 사실상 그 때부터 사업이 시작된 것인데, 대부분은 반대로 그 때 이미 다해서 더이상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1. 사업은 속해있는 산업과 시장의 본질적인 속성을 무시하고 고객의 Unmet Needs를 파악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2. 스타트업 사업 계획 피칭이나 IR은 사업의 끝이 아니라 사업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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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함께 했거나 현재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주요 기업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