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Mar 05. 2020

콘텐츠 큐레이션의 한계, 수단과 목적이 바뀐건 아닐까?

스타트업, 콘텐츠, 큐레이션, 구독모델, 사업모델, 알렉스넷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몰락의 징조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왜 콘텐츠 큐레이션을 원하는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않는다면 다른 채널과 방법으로 콘텐츠나 제품, 서비스를 보거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의 본질적인 고객 니즈는 아주 단순하다. 미친듯이 너무나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기 때문에 내가 필요한 콘텐츠만 골라보고 싶어서다. 즉,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다른 콘텐츠 채널들을 더이상 볼 필요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수많은 콘텐츠를 자의던 타의던 받거나 노출되는 상황에서 큐레이션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더 받게 되는 구조다. 필요한 콘텐츠만 보기 위해서 쓰는 서비스가 한 사람이 받는 콘텐츠의 량 자체를 더 늘려버렸다. 고객의 콘텐츠 피로도가 큐레이션 서비스로 더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큐레이션 서비스들이 택한 방법은 '콘텐츠의 질을 높이자'다. 워낙 많은 유사한 콘텐츠들이 다양한 채널에서 무료로 쏟아져 나오다보니 그 콘텐츠들과는 다른 무엇을(!)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잡아두거나 유치하기 위함이다. 이런 접근법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인 과정에서 나올만한 방법이다. 하지만 대전제를 잊었다.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는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얼마나 콘텐츠를 줄여주느냐다.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어버렸다. 콘텐츠에 전문성을 올리고 매체내 저자들의 의견을 더하면서 더 좋은(?),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게 본질적인 목적이 아닌데 말이다. 그것은 콘텐츠 큐레이션이 아니라 프로패셔널 콘텐츠 프로바이딩이다. 업이 다르다.



따라서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다루는 주제에 대해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간단하고 쉽게 고객에게 전달하는지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이 목적에 부합해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은 스타트업이 아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홍보팀에서 매일매일 만드는 자사 리더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뉴스 클립핑이다. 정해진 범위와 주제 안에서 전문가들이 엄선한 정보들을 고객이 빨리 쉽게 한번에 알 수 있다. 수우~~십년된 고전적인 서비스지만 이게 콘텐츠 큐레이션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서비스가 아닐까?



* 그래서 난 무엇을 했느냐 묻는다면... 솔직히 반년 전인가 패스파인더넷에서 신규 서비스로 추진했었는데, 전문가와 큐레이터의 역량이나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문제에 부딛혔다. 콘텐츠들 비용이 어마어마어마어마했다. 결론은 상업적 목젂 없이 개인적으로 SNS로 활용하는 것은 몰라도, 정식 서비스로 오픈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이건 스타트업용 사업아이템도 아니고 비용 대비 수익성도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접었다. 이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누구라도 해냈으면 좋겠다. 지갑을 열 용이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문지식 콘텐츠 프로바이딩 스타트업의 사업 확장 딜레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