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Mar 30. 2020

일반 성인 대상 교육업은 당분간 포기할 생각이다.

교육, 스타트업, 에듀테크, 교육업, 성인교육

내가 고객 Needs와 시장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하고 우선시하는 마케터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옳지 않은 것까지 타협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서 지갑을 열 생각은 없다. 


스타트업에서 에듀테크 관심과 투자가 본격화된 작년 중순 이후 변화된 일반 성인 대상 B2C 교육업을 보고 '교육의 본질과 사명' 측면에서 예상 보다도 훨씬 더 안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교육콘텐츠를 통한 B2C 교육업을 하는 것은 당분간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첫번째 이유는 현재 바뀐 교육 콘텐츠 트랜드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질 좋은 교육콘텐츠나 맞춤형 교육콘텐츠가 갖고 있는 높은 비용과 비싼 가격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성인층 대중에게 합리적으로 제공해서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면, 그 이후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도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어졌다. 유행을 주도하는 업체들이, 대개 기존 교육업체들이 아니라 교육 스타트업과 신흥업체들이, 성인 교육 시장 확대를 위해 가져온 콘텐츠들이 '교육의 범주'에 들어가서는 안될 것들이 많아졌는데 이게 시장을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Needs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교육시장 비주류에 있었거나 '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안되는 것들까지 마구잡이로 가져와서 런칭했다. 온라인 모바일 교육업체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을 보면, 한마디로 '쉽게 돈 버는 법'이다. 이게 교육업체인지 유튜브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문제는 유튜브처럼 자극적인 내용을 넘어서서 불법이나 편법, 탈법이 해도 되는 것처럼 교육내용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교육 받은 후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내용들도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교육후 결과가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은 각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치부해버리게끔해서 오히려 자존감을 떨어뜨려버리도록 설계된 것들도 많다. (백한번 사이트 커리어 섹션 가보면 정말 경악스럽다) 정상적인 교육 콘텐츠라면 절대 해서는 안될 것들이며, 기존 업체들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암묵적 동의하에 일부러 하지 않았던 것이다. 교육업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서는 안될 것들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교육업을 하는 목적과 신조가 바르게 잡혀있지 않으면 교육업을 하면 안된다. 단순히 물건 하나 실수로 사곤 욕해서 버리는 게 아니라 교육 콘텐츠는 사람을 성장시키고 키우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 두번째 이유는 옳지 않은 교육 콘텐츠에 대해 일반 성인 상당수가 아니 심각할 정도로 높은 비중의 사람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 잘나가고 잘팔리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들 반응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그런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나, 기획해서 플랫폼에 태우는 사람이나, 교육 콘텐츠를 사서 받는 사람이나 그 누구도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을 아예 못한다. 한 예로 백한번 사이트 ㅈㅊ 교육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충격적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교육 내용에 문제가 심각하다. 그 노하우라는 것이 불법과 탈법, 편법도 포함되어 있고 상도에 어긋나고 사회적,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굳이 문제시하지 않아도 그런 콘텐츠들은 시장과 고객들에 의해 정화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그런 정화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듯하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오히려 문제가 되는 부분을 기발하고 혁신적이라고 호평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라웠다. 일반 성인 대중의 수준이 그 정도면 정상적인 교육 콘텐츠로 B2C를 노린다는 것 자체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공교육을 하는 것도, 사회공헌목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잘못된 부분을 억지로 하나하나 잡아줄 이유도 없고 - 그렇게 하다간 사업이 망한다 -, 교육으로 성인의 도덕적 관념과 사회적 감수성을 가르쳐서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앞서 말한 교육 콘텐츠와 그 콘텐츠에 반응하는 고객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깔끔하게 마음을 비웠다. 사업자이자 공급자 입장에서 우리도 고객을 선택할 수 있다. 버릴 고객은 빨리 버려야 중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대신 B2B와 일반 성인중 특정 타겟들만을 집중 공략하고, 교육 콘텐츠 이외에 다른 방향과 방법으로 접근한 교육 사업아이템(?)을 원래 계획보다 당겨서 추진하여 그걸로 B2C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생각과 마음을 정리했다.


내가 고객 Needs와 시장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하고 우선시하는 마케터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옳지 않은 것까지 타협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서 지갑을 열 생각은 없다. 그리고 시장의 정화기능을 믿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기 몇번 터지고 사고 몇번 터져서 몇몇 회사가 망하거나 무너지고 나면 다시 정상화된다. 언제냐가 관건일 뿐이다. 그 때까지 기다리면서 다른 할 일을 하고 있을 생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이후 교육시장은 온라인이 대세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