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코칭일기] 개발인력에 목숨 걸지 마라!

스타트업, 육성, 성장, 사업, 창업

스타트업씬에서는 특히 개발인력이 아주 귀하다. 정말 부르는게 값이요, 실력검증이 안된 상황에서도 채용이 먼저일 정도다. 정부에서 주도하고 있는 스타트업 육성 키워드 때문이기도 하고, 스타트업 사업아이템 다수가 직간접적으로 IT에 관련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까지 넓혀서 산업전반으로 보면 상품, 서비스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몇몇 분야를 빼고는 개발인력이 메인인 곳은 생각보다 적다. 정말 다양한 배경과 스펙의 사람들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오히려 상대적으로 개발인력에 대한 위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 역으로 스타트업씬의 사업모델들이 얼마나 편향되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솔직히 소수의 사업아이템을 제외하고는 개발역량이 사업모델의 중심이 아니다. 다수는 상품 개발과 서비스 런칭 초기에 개발역량이 집중되고 이후 운영, 관리 단계에서는 크게 할 일이 없어진다. 꾸준히 적정업무 이상으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성장과정 중에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다들 초기단계가 많고 사람은 없고 마음은 급하니 멀리는 안보이고 일단 개발인력 채용하면 다 될 것처럼 느껴진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개발역량이 메인이 아님에도 개발자들이 많은 지분이나 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초기단계 넘어가면 지분이나 돈을 많이 주는데 개발인력이 할 일이 없어서 놀고 있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래서 난 스타트업 육성하면서 사업아이템과 사업모델에 따라 개발자를 뽑지 말라고 한다. 급한 건 알겠는데 개발자 뽑는다고 일이 금방 해결될 것도 아니요, 개발자들도 분야와 연차 그리고 프로젝트 경험에 따라 역량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라 뽑고서 후회할 일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대신 그냥 외주업체를 쓰라고 한다. 계약할 때 금액이 커서 굉장히 많은 돈을 쓴 듯 아까워보이지만, 결국 개발자 몇명 뽑아서 월급주다보면 그 돈이 그 돈이다. 차라리 외주업체는 계약 및 관리를 통해 퀄러티가 보장되지만 채용한 개발인력은 그렇지 않다. 개발인력 신경 쓰느라 에너지랑 돈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개발인력은 사업이 안정화되고 뽑아도 늦지 않다.

알렉스넷 만들면서 꿈꾸던 그림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지원부서 기능이다.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IT나 세무, 디자인과 마케팅, 영업, 유통, 제조 등 당장 사업 현안 이슈 해결을 도울 수 있는 상시 백오피스를 만들어 육성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장 진입하고 사업모델이 안정화되어 독립하기 전까지 지원해주면서 창업가들은 실제 사업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역량과 기능이 필요한지를 직접 깨닫도록 만들어주기도 해서 독립할 때 조직구성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줄 수도 있다. 뭐 아직은 그저 공상과학소설이지만, 앞으로 3년내 7층짜리 건물 사고 안에다가 만들 수 있겠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