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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04. 2020

[스타트업 코칭일기] 요즘 투자 기준 3가지는?

스타트업, 육성, 투자, 코칭, 창업, 사업

요즘 심사 자리나 코칭 자리, 혹은 따로 개인적인 자리에서 VC나 인베스트먼트 등 펀딩 쪽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확연히 스타트업 투자 기류가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스타트업이 스타트업 바닥을 벗어나 실제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나가는 일이 본격화되면 스타트업 가치 평가 기준이 바뀌고 점차 스타트업 거품이 빠질 거라고 자주 이야기했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그렇게 되고 있음이 느껴지더라. 이미 돈이 엄청 들어간 곳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새롭게 투자하려는 대상은 훨씬 더 까다롭게 본다. 지금까지야 스타트업이 실제 시장에 나가서 어떻게 얼마나 해낼 지에 대한 감이 없었는데, 스타트업 붐이 시작되고 5년이 흐르면서 투자자들 모두 경험치가 충분히 쌓였다. 더이상 스타트업 창업가나 대표의 비전팔이와 온통 장밋빛으로 꾸며진 그럴듯한 사업계획을 1순위로 놓고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스타트업들에게 더 힘들어진 것은 투자자들이 회사 가치는 전보다 낮게 평가하면서, 투자금액은 전보다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투자수익율은 더욱 높게 가져가길 기대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사업운영은 무리수 두지 않고 정상적으로 하기를 기대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잘나간다는 스타트업들이 보여준 모습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스타트업씬이 정상화되고 있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대신 사업 성장을 어떻게 돕고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수익을 챙겨서 나올 지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 모두 다 유니콘이 되거나 IPO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지랄 게임하면서 십수년을 버틸 수도 없는 일이고, 부동산 아파트 투자하거나 주식 투자 하듯이 시장전체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는 투자처도 아니기 때문에 당연하다. 동시에 스타트업 창업가나 대표를 바라보는 눈도 훨씬 더 정교해졌다. 이 모두 투자자들도 경험치가 쌓였으니 벌어지는 당연한 일들이다. 이전 다른 스타트업의 성공 케이스를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일은 적어졌고, 다른 스타트업의 실패 케이스를 먼저 두고 바라보고 있다. "거기는 지금 잘 안되는데, 여기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왠만한 사업아이템들은 나올만큼 나왔기 때문에 성공사례 벤치마킹은 별의미가 없다.  


다들 이야기하면서 서로 공감한 투자가치가 있는 스타트업 판단기준 몇몇만 이야기해보겠다.


1. 스타트업 창업가와 창업멤버, 대표의 인성과 태도, 기질과 성격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오픈마인드에 우직하니 끈기 있으면서도 겉멋 들지 않고 투명한 사람이면서, 자기 사업을 하면서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일을 되게 만드는 투지 넘치는 사람이라면 좋다.


2. 사업아이템이 기술력이던, 마케팅역량이던, 영업역량이던, 생산역량이던 어떤 강점인지는 상관 없지만, 단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역량 하나는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 투자자들이 돈을 넣으면 그 강점은 더욱 강력해져서 더 높은 진입장벽이 되는 동시에 모자란 다른 부분이 채워지면서 사업 전체 역량이 커지길 기대한다.


3. 투자회수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3년이던 5년이던, 혹은 8년이나 10년 이상이던 계약기간 동안 투자자들이 원하는 투자수익율을 반드시 실현시켜줘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굳이 말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이 생각하는 성장율과 투자자들이 원하는 성장율 사이의 차이가 의외로 엄청 크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이유만 하나 들어도 투자자들 입장에서 투자 실패한 것들까지 만회해서 펀딩 수익율을 맞추려면 잘하는 곳들이 어~ㅁ청 잘해야만 가능하다. 마구잡이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매출 늘리는 방법을 총동원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게 무리수 띄우다가 훅훅 맛이 간 곳들 투자자들도 여럿 봐서 정상적인 곳들은 요구하지 않는다. 현재 갖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서 성장계획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타지 소설 같은 청사진 미래처럼 상식 밖을 원하지 않는다.


일단 이 3가지 정도가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지금 떠오르는 것들이다. 이외 이것저것 더 많았는데 당장 생각이 안난다. 투자자들이 다들 말한다, 요즘 스타트업들은 너무 많고 넘쳐나는데 정작 투자할 곳들은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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