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May 31. 2020

투자를 잘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는 투자는...

투자, 성공, 부자, 돈벌기, 커리어, 인생

난 투자를 잘 모른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경영학과 출신임에도 주식투자 한번 안했고 가상화폐 열풍일 때도 관심 없었으며 그 흔한 복권도 안산다. 하물며 금융권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손에 잡히는 명확한 가치를 더하지 않는 이상 돈거래는 모래성 같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사고방식에 인생부터 취미, 커리어와 일은 모험심도 강하고 도전하는 걸 즐기지만 유독 돈이 걸리면 쫄보가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20살 이후로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고 있고 수억원의 집안 빚과 병원비도 모두 갚았고 서울에 내 집도 있다. 투자를 잘 모르지만 상식적인 기본은 지켜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투자는 딱 세가지만 지키면 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첫번째는 아끼는거다.

치약 끝까지 비틀어짜면서 자린고비처럼 살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딘가에 투자에서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이면 수익율 측면으로 따지면 쓸데없는 돈 안쓰는게 훨씬 더 수익율이 높다. 한마디로 쓸데없이 공중으로 날아가는 돈만 막아도 투자를 잘하는 거다. 예를 들어 내가 가장 아까워하는 돈은 월세와 택시비다. 월세는 집에 살면서 내는 돈을 의미하지만 폭넓게 생각해서 매월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까지 포함한다. 구독경제, 공유경제가 난리를 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많은 서비스가 돈 없는 사람이 돈 많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그 판타지로 돈 뜯는 모델에 가깝다. 그저 이용료를 꾸준히 내도록 만드는거다. 생각을 바꿔보자. 집이나 사무실을 생각해보면, 월세를 꾸준히 내는 대신 자기가 할 수 있는 선까지 은행권 대출금을 끌어들여서 전세나 반전세로 구하고 월세 대신 은행이자로 낼 수 있다. 만약 은행이자와 원금상환이 이전에 월세로 내던 돈과 똑같다고 가정하면, 당장 살고 있는 집의 평수도 더 넓고 쾌적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갚으면 갚을수록 그 집은 내 집이 되어간다. 즉, 똑같은 돈을 내지만 내가 가진 자산이 많아진다. 택시비는 또 어떤가? 내가 가진 시간을 돈과 바꾼 것이다. 즉, 조금만 더 서두르거나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면 나가지 않는 돈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 모든 시간과 에너지가 즉각적으로 돈이 될 정도로 살지는 않기 때문에 이런 돈은 그냥 공중에 뿌려지는 돈이다. 날아가는 돈을 막고 정기적으로 써야 하는 돈을 이용료로 소비하는게 아니라 자산획득 비용으로 전환시키는게 투자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는 시간싸움을 하는거다. 

투자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돈으로 환산하는 도박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시간'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이기 때문에 당연히 발생하는 일이고 따라서 시간이 가장 큰 변수다. 갑자기 자본주의가 완전히 붕괴되지 않는 이상 불확실성은 시간의 흐름에 비례하여 줄어들게 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면 대부분 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평소 잊고 살 정도로 오랜 기간 돈을 묶어두고 투자해야 수익이 발생한다. 첫번째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당장 월세로 교통근접성이 높은 비싸고 좁은 곳에서 사는 대신에 은행이자와 원금상환을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교통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조금 더 먼 곳으로 가서 자산이 남을 수 있는 곳에서 사는거다. 시간이 돈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대신 더 걸리는 교통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할 지를 고민하면 시간이 무한정 소모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자동차를 사서 몰고 다니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지만, 글쎄... 틀린 방법은 아니지만, 주위에 돈 모은 사람들을 보면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이동시간은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거나 강연이나 교육, 인터뷰나 글쓰기 위한 스토리 정돈이나 연습에 활용한다.


세번째는 가치가 평가절하된 것에만 투자하는거다. 

현시점에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가치보다 투자대상의 가치가 낮거나, 혹은 내가 회수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미래 시점에서의 가치가 현재 형성되어 있는 가치보다 높아야 투자하는거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쉽지 않다. 돈 벌고 싶은 사람이 대부분이고 실제 행동하는 사람들도 수백만인데 과연 그런 것들이 얼마나 있겠는가가 현실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두번째 이야기한 시간싸움을 더하면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진다. 시간싸움 하면서 버텨낼만한 멘탈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장 몇개월 뒤에 수익을 내야지가 아니라 5년뒤에 볼까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어도 투자대상은 넓게 보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투자를 잘 모르고 관심도 별로 없다. 투자분야에서 유일하게 관심을 갖고 있고 돈과 시간, 에너지 아까워하지 않고 투자하는 대상은 '사람' 밖에 없다. 따라서 앞서 주저리 주저리한 이야기는 금융이나 부동산 투자 등의 관점이 아니라 살면서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인생투자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줬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코칭일기] 머리속 목표는 목표가 아닙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