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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un 22. 2020

외부에서 파는 스타트업 교육 프로그램

스타트업, 창업, 교육, 코칭, 멘토링, 사업

몇년전부터 스타트업이 유행함과 동시에 당연히 민간업체 주도의 스타트업 교육이나 코칭 프로그램 상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우리 패스파인더넷도 검토를 안해봤다면 거짓말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제까지 나온 프로그램 중 성공한 케이스는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실제 사업아이디어를 사업아이템으로 다듬고 이것을 사업계획과 사업모델, 수익모델까지 탄탄히 잡아주고 실행해서 사업화로 가는 과정을 살피면서 사업아이템에 따라 다양한 성장루트를 제시하고 투자나 네트워킹으로 지원해주는 전체 스타트업 성장 과정을 모두 소화해주기에는 교육, 코칭, 멘토링이나 컨설팅 난이도가 너무 높고, 이 중 일부 영역만을 제공하는 것도 전체 성장 과정을 확실히 아는 상황에서 제대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기도 어렵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만들어도 프로그램이 최소 몇주 코스에 가격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체 기획하에 최적의 분들을 모시기 위한 비용도 엄청나고 그런 분들은 보통 다른 자기 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프로그램에 잡아두기도 쉽지 않다.  


역설적으로 그런 프로그램이 필요하거나 관심이 있는 고객들은 지갑을 열 수 없다. 필요성을 절감하는 고객은 대개 이미 사업을 시작했거나 준비중인 스타트업 사람들로 일단 돈이 없다. 아니 돈이 있어도 이것보다 당장 사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곳에 쓰기에도 돈이 모자란다. 스타트업 사업을 고려하고 있는 즉, 관심이 있는 고객은 스타트업 사업에 올인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사람이 아닌 이상 호기심과 관심 정도로 비싼 돈을 지불하기에는 위험이 크다. 패스파인더넷이 몇번의 테스트후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가 있음에도 이 쪽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현재 몇년 사이 새롭게 바뀐 흐름이 있어서 특정 영역과 고객군에 한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해볼만한 기회가 열리고 있어서 검토 중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괜찮은 스타트업 프로그램들은 현재 민간업체 주도가 아니라 기관이나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만 존재하고 있다. 고객이 지불해야 할 비용의 전부 혹은 대부분, 일부를 기관과 기업이 보조하기 때문에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가 길었는데,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민간업체 주도 스타트업 프로그램들이 새로 나오고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는데, 얼마전부터 다시 몇몇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얼핏 보면 그럴 듯해 보이나 사실 스타트업 사업을 하는데 솔직히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지식조차도 기관이나 기업 지원 폐쇄형 프로그램이 아니면 아예 접할 수 없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가장 큰 허들이었던 가격이 파격적이었다. 온라인 교육 보다도 훠어얼씬 싼 그야말로 "사장님이 미쳤어요!" 가격이다. 아무리 프로그램 구성 강사나 코치진 수준이 낮춘다해도 최저입금조차 맞출 수 없는 가격이다. 더구나 장소는 스타트업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바람을 훅훅 넣을 수 있는 공유오피스 강연장이다. 저 가격으로는 매진시켜도 장소임대료도 안나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겉으로는 스타트업 교육 및 육성 프로그램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는 프로그램 구성원진들의 영업 홍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정신 차리고 보면 뭔가 다 알려줄 것 같은 각 교육 주제들이 단지 2-3시간만에 알 수 있는 것들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즉, 여기선 예고편이나 맛보기만 진행하고 진짜 하고 싶으면 따로 많은 돈내고 각각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라는거다. (이미 그렇게 돈 벌고 있는 이 바닥에 유명한 사람들 몇몇이 그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걸 보니 더욱 내 생각에 확신이 든다) 물론 프로그램 소개내용에는 당연히 이런 말은 전혀 안나와있다. 이것만 들으면 당장 스타트업 시작해서 대박낼 것처럼 써놓았다. 오히려 자기 돈 내고 광고 들으러 가는 꼴이니 신청해서 걸려든 사람들만 바보다. 자기 돈 내고 광고 듣는 것도 모자라 참가한 사람들 중 소수 몇몇은 거기 구성진들 각각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에 수백만원 카드 긁고 나서 몇개월에서 몇년이 흐른 뒤에 자기가 얼마나 바보 같은 판단을 했는지 깨달을거다. 차라리 그 때라도 깨달으면 다행이지 사실 그렇게 돈 쓰고 나서 아무 것도 못얻었음에도 자기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부정해서 마음의 평온을 얻는 자기합리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이러니 이런 사업모델이 돌아가는거다.


암튼 이런 프로그램들이 사이비나 다단계,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등 돈 많이 벌게 해준다며 사람들 꼬시는 프로그램들처럼 어둠 뒤에 숨어서 암암리에 돌아가고 있었는데, 클ㅇ스ㅇㅇㅇ이 무턱대고 돈벌어준다는 사기성 프로그램들을 '교육'으로 포장해서 주류로 가져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니 덩달아 유사한 주제와 프로그램들이 당당히 양지로 올라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막을 수는 없으니 고객 스스로 속지 않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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