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쓴다고 되는게 마케팅이 아니다

스타트업, 마케팅, 브랜딩, 사업, 창업

요즘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 형태가 직접 사업을 도와주는 형태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현재 주로 교육과 코칭 형태로 일하는게 많다보니 어쩌면 내 일에서는 불리한 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그동안 많이 해왔습니다. 대신 교육과 코칭은 철저히 '비즈니스 기반'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전과 달리 단순히 투자를 잘 받기 위한 목적에서 사업 안정화와 확장을 위한 지원 목적인 프로그램들도 많아졌습니다. 마케팅 분야도 마찬가지인데, 직간접적으로 사업활동을 돕는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광고활동을 포함해서 돈을 쏟아부어서 지원해도 스타트업 제품과 서비스 중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점입니다. 당연한 현상 중 하나입니다.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일단 상품성이 있어야 광고를 해도 효과가 있는 법이니 말입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가치를 주고 그 가치가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과 맞아야 고객이 지갑을 연다는 아주 당연하고 기본적인 법칙은 절대 불변입니다. 상품성이 결여된 제품과 서비스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다고 상품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지원까지 받은 스타트업이 결국 제품과 서비스 매출과 수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건 실패입니다. 창업가들 입장에서 흔하게 말하는 핑계가 마케팅 비용이 없어서 자기 제품과 서비스가 안팔린다는 생각인데, 이런 직간접 지원책 덕분에 더이상 그런 핑계가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만드는 거랑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거 만드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자위를 하고 싶은 창업가들은 또다시 자기 제품, 서비스는 문제 없는데 마케팅 비용이 적어서 그렇다고 말하겠지만요... 제가 지금까지 살펴본 스타트업이 망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마케팅 비용을 과다하게 써서입니다. 수억, 수십억, 수백억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대기업들조차도 마케팅 비용을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왜 그 비용이 필요하고 얼마나 매출과 수익 창출에 기여하느냐를 꼼꼼히 따지는데, 금액과 상관없이 마케팅 비용을 아무 생각없이 쓰는 곳이 많은 데가 스타트업입니다. 조금 생각하고 쓴다는 곳들도 그로스해킹이나 퍼포먼스 마케팅한다며 그게 마케팅 비용을 현명하고 과학적으로 집행하는 것인양 생각하는데 글쎄요... 아는 사람들만 알아듣는 이야기로 한마디만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앞에 언급한 내용들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지만 아는 사람들은 어떤 의미인지 무릎을 탁 칠(?) 다중적이고 어려운 표현으로 말하면,

'마케팅 비용과 매출, 수익의 상관관계를 정확히 뽑아낼 수 있으면 그건 노벨상 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