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창업가, 돈, 사업, 성장
얼마전 스타트업 멘토링을 하다가 당혹스러운 순간이 있었다. 멘토링이랑 컨설팅, 심사나 투자심의를 많이해서 요즘 왠만해서는 그런 순간이 없는데 말이다.
스타트업 대표가 자기는 현재 월매출 몇백만원씩 겨우 찍고 있다며 그건 사업이 아니라서 접거나 완전 피봇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창업가 배경이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오래해서 큰 돈도 다뤘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해는 되었지만, 사업 초기 단계였고 코로나 등 외부환경 영향도 직접 받고 있는 산업 속한 사업이어서 당장 큰 돈을 벌기는 비현실적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무엇보다도 자기 제품/서비스를 길어야 겨우 수개월 짧게 짧게 시도하고 간만 보면서 사업을 했지 끝까지 파고 들어서 가보기도 전에 이건 안된다고 결론을 먼저 내려버리고 계속 바꿔왔었더라...
사업은 최소 한달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이상을 벌어야 사업이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 말이 무조건 맞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도 아닌 건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과 매출에 대해 자기만의 정의를 하려면 무엇 하나 끝까지 가봐야만 알 수 있는게 아닐까? 그랬다면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렇게 쉽게 사업에 대해 단정 짓고 이것저것 건들기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많은 돈도 벌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작은 돈(?) 귀한 줄 모르는 욕심과 조바심이 앞서는 창업가가 과연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사업으로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당연히 작은 돈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게 큰 돈이 되는 것은 그 분이 단정지은대로 안될 수도 있지만, 끝까지 가보고 그걸 넘어가는 순간에 될 수도 있는 시작점이다. 아예 안될 것 같았으면 그 매출조차도 나오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불과 몇개월, 혹은 1-2년 깔짝 거려보고 누구나 연매출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갑자기 찍을 수 있다면 세상에서 사업이 돈벌기 가장 쉬운 일일 것이다. 아니면 사업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하고 싶은 일이나 자존심도 버리고, 돈만 많이 벌기 위한 목적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솔직하고 현실적이다. 대놓고 그렇게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라도 하겠는데 막상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건 또 싫다고 하니 나중에는 할 말이 없더라. 그저 원하시는대로 하셔서 사업대박나길 응원하는 수 밖에... 사업성공은 하늘의 뜻이 9할이니 말이다.
창업가가 돈을 대하는 태도는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또다른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