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Dec 16. 2020

돈도 재테크도 잘 모르지만 돈 버는 방법은...

재테크, 영끌, 돈


나? 돈을 잘 모른다. 경영학과를 나왔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완전 바보에 가깝다. 재테크? 돈을 모르는데 어떻게 재테크를 잘 알겠는가? 재테크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할 당연한 말 퍼레이드는 잘안다. 


작년에 조짐이 시작되서 몇몇 업체들이 '돈 버는 방법'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서 팔기 시작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이야기했었을만큼 '돈'이 그리고 '재테크'가 트렌드가 되어 지금 한창 정점을 찍고 있는 이 상황도 충분히 예상하던 바다. 특히 2030 MZ세대의 돈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광풍이다. 참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의 트렌드가 보통 젊고 어린 세대에서 시작하는데 비하여 돈과 관련된 트렌드는 반대로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시작된다. 이번 경우만 봐도 2030은 경제적 자유다, 돈이 돈을 번다 등등 소위 영끌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면서 올해 난리지만, 돈과 재테크에 관심 있는 4050 이후 세대는 이미 작년부터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했다. 한마디로 이미 시장에서 돈 벌 사람들은 벌었다는 의미다.


예고한대로 돈도 재테크도 모르지만 돈 많이 번 사람들이 말하는 돈 버는 방법으로 당연한 말 퍼레이드를 해보겠다. 

1)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우선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위험도 높다. 반대로 위험하니깐 투자한 것보다 많이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거다. 

2) 저평가된 것을 찾아 투자한다. 즉, 저평가되었기 때문에 원래 가치로 평가 받게 되면 돈을 버는 것이다. 

3) 투자는 철저히 시간과의 싸움이다. 단순히 언제 사서 언제 팔건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제대로 투자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돈을 번다는 말이다. 

4) 돈이 돈을 부른다. 눈송이가 갑자기 눈사람이 되는게 아닌 것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돈이 불어나는거다. 

5) 돈 벌려면 사업이나 장사를 해야 한다. 월급쟁이로는 드라마틱하게 돈을 벌 수 없다. 월급쟁이는 리스크를 줄이고 일정기간동안의 꾸준한 수입을 담보로 안정성을 얻었고, 사업이나 장사는 높은 리스크를 감수한 대신에 소수가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6) 돈 자체를 목적으로 두면 안된다. 노동이던 투자던 그 성과이자 부산물로 돈이 나오는 것이다.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오히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7) 아무리 돈 벌어도 언제나 일해서 돈버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돈은 금방 사라지기도 하지만, 일해서 돈 버는 꾸준한 수입은 어떤 상황이 와도 견뎌낼 수 있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1)-7)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짧은 기간에 낮은 위험만 부담하고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반된 생각이 오히려 돈을 못벌게 하는게 아닐까 싶다. 더 나아가 어차피 제로썸 게임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돈이 털리는거다. ‘이 정도면 한번에 많이 벌었어’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돈 놓고 돈 벌기를 하려면 애초에 돈이 많아야 한다. 돈 많은 사람이 잘나서가 아니라 똑같이 1억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100억 있는 사람이 1억을 대하는 태도와 1억을 가진 사람이 1억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경우 후자는 후달릴 수 밖에 없어서 1억을 투자하면서 1)-7)번을 잊고 자꾸 로또 확율에 매달리게 된다. 특히나 배짱과 시간과의 싸움에서 전자에 밀린다. 투자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을 보면 원래 부자였던 가난했던 간에 대부분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의 시간 싸움에서 승리했고 안정성이 흔들려도 꾸준히 리스크를 감수했다. 많은 돈은 그 보답이다.



2030 MZ세대의 돈과 재테크에 대한 관심에 부정적인 이유는 이거다. 돈과 재테크 자체를 나쁜 것으로 생각해서가 아니다. 반드시 알아야 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던 이유는 돈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서 노동의 가치 자체를 무시해서였다. 사실 놀라울 일도 아니다. MZ의 관심사 트렌드가 욜로와 플렉스에서 곧바로 짠내날 정도의 영끌과 재테크로 넘어간 것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같은 선상에 있다. 결국 경제적 자유를 통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현재 시점에서 근미래 시점으로 바뀐 것 뿐이다. MZ도 나이를 먹어가는데 이렇게 안바뀌면 그게 더 이상한 현상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언제나 노동소득 보다 투자소득이 높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원래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는, 뭐 몇번 망해도 끄떡 없을 정도의 부자가 아니고서는 노동소득은 종잣돈을 만들거나 최악의 경우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안전망이다. 다르게 말하면 돈 놓고 돈 벌기를 배우는 것 보다 먼저, 아니 급하면 동시에 일을 잘하는 것을 배워야만 한다. 나이 먹고 연차는 쌓여가는데 일에 대한 전문성이 쌓이지 않으면 노동소득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이 점점 더 줄어든다. 투자수익율로 따져도 일을 통해 버는 돈이 왠만해서는 더 높다. 일을 통한 내 가치를 희생하면서 투자소득 역량을 높이겠다는 생각은 그 자체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일 수 있다.


지금처럼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실물경제와의 괴리감이 크고, 과연 이렇게 많이 풀리고 있는 돈이 제대로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일까 의심이 되는 대변혁의 시점은 분명 누군가는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가난한 사람이 될 것이다. 어디서나 언제나 존재하고 비교 당하지만 정작 실제 찾으면 찾기 힘든 엄친아처럼, 주위에서 흔하게 듣지만 정작 찾으면 몇 없는 짧은 기간 동안 재테크해서 큰 돈 벌었다는 사람 때문에 돈 버는 방법에 대한 당연한 이야기들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남 걱정할 게 아니라 당장 나야 말로 돈 많이 벌어야 하는데... 20살 이후 경제적 독립을 했으면서도 그 이후 내내 IMF에, 세계금융위기에, 부모님 건강문제에 기타등등까지 매번 직격타 맞으면서 집안에 쏟아부은 돈들 때문에 5년전부터야 내 돈을 만들기 시작해서 이 나이 먹도록 이 상태다. 갑자기 현타가 오는군... 쩝... 결론은 남 신경 쓰지 말고 나나 잘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인의 70%가 창업을 꿈꾼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