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1984, 전반부와 후반부가 다른 영화

원더우먼, 1984, DC, 돌비시네마

by 강재상 Alex


테넷 이후 올해 두번째 영화관 나들이! 볼거리 가득한 블록버스터는 왠만해서는 영화관을 고집하는데, 올해 코로나로 블록버스터 대부분이 내년으로 개봉을 미루고 그런 이유로 굳이 영화관에 갈 일이 적었다. 원더우먼 2편, 원더우먼 1984는 영상과 사운드 중 어느 것이 특화시켜서 볼까 고민하다가 아이맥스 대신 돌비시네마를 선택했다. 그 바람에 테넷 아이맥스로 CGV 1번, 원더우먼 1984 돌비시네마로 메가박스에 1번이 올해 영화관에 간게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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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직후 워낙 악평이 돌아서 아예 기대를 완전히 안하고 봐서인지 생각 보다는 시간도 잘가고 재미있었다. 너무 지루해서 중간에 졸게 된다는 말이 이해는 되었지만, 컨디션 좋을 때 봐서인지 그 정도는 아니었다. 원더우먼의 유아동기를 보여주는 오프닝 장면과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원더우먼이 시민을 돕는 쇼핑몰 액션장면까지 앞부분이 워낙 강력해서 영화 초반부 관객 멱살을 제대로 부여잡고 하드캐리한다. 문제는 딱 거기까지 좋았다는 점이다. 다보고 나면 과연 2시간 30분이나 런닝타임을 쓸 정도였는지 허탈하기까지 하다. 차라리 중반부는 다른 이유로 나름 괜찮게 봤다. 마침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9'을 보고 있는데 이 미드처럼 원더우먼도 198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1980년대 컬쳐를 즐기는 맛이 있다. 응답하라 1988 보는 기분으로 말이다. 전편에서 죽었던 남자주인공이 도대체 어떻게 속편에 등장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름 깔끔했다. 영화 전체를 이끌고 나가는 설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악평하는지 충분히 이해도 되고 공감도 된다. 나도 기대 보다는 재미있었다는 의미지 영화는 솔직히 엉망진창이다. 흥미로운 소재와 설정,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을 데리고 영화를 저 따위로 만들었다니 화가 날 지경이다. 전반부 스토리를 쌓아올리고 캐릭터 하나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까지는 촘촘히 잘만들었다. 보면서 이거 잘 만들면 슈퍼히어로 영화의 걸작 중 하나로 평가 받는 팀 버튼의 배트맨 2편도 될 수 있겠다 싶다. 특히 지금도 넘사벽인 캣우먼 캐릭터가 21세기에 환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스토리라인과 캐릭터가 완전 산산히 붕괴되고 영화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다. 전반부 완전 만화같은 설정에 현실성을 부여해서 만화를 실사와 현실세계로 끌어들이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후반부에 들어서면 스토리와 감정선은 뚝뚝 끊겨서 왜 저런 장면들이 나오고 왜 캐릭터들이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느닷없고 뜬금 없어진다. 감독이 만들면서 너무 벌려지니 수습하기 힘들어서 맥을 놓아버린게 아닐까 싶을만큼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만든 것 같다. 감독 문제인지, 제작사 문제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일단은 감독 때문인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 이유는 모든게 망가진 이유가 감독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 때문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메세지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처럼 영화를 만들었다. 하다못해 원래도 별로 대사가 많지 않고 구구절절 말하는 대신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원더우먼이 엔딩씬에 가면 아~~~주 친절하게 훈화 말씀을 내뱉는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원더우먼 표정으로 보고 있자면 배우도 진짜 하기 싫은데 억지로 시켜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여기에 볼만한 액션장면은 앞부분에 나온게 사실상 다이고, 중간 이집트에서 살짝, 백악관에서 살짝 맛만 보여주고서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부분은 설마 이게 다야 생각하는 순간 그게 다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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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욕하는지 완전 공감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안타깝다. 정말 모든 면에서 걸작이 나올 뻔했는데, 뒷힘 부족으로 용두사미에 안드로메다까지 가버려서 졸작이 되어버렸다. 자기 하고 싶은 말 하려는 욕심이 앞서서 전체가 완전히 망가진 전형적인 케이스다. 굳이 그렇게 안해도 이미 충분히 메세지는 전달 되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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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메가박스 코엑스 메인관을 돌비시네마관으로 공사하는 것은 알았는데 공사 마치고 처음 가봤다. 원래도 거기 사운드는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대대적인 공사후 사운드 뿐 아니라 스크린 그리고 의자까지도 딱 내 취향이다. 3D영화 화면처럼 사운드가 3차원 입체로 뜨며 공간감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박력있는 저음부가 의자를 떨리게 만드는 경험은 영화관에 와야할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준다. (아이러니한 건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최고의 사운드는 영화광이었다는 (고)이건희 회장님이 직접 만들었던 영화관에서였다. 시청앞에 있는 예전 삼성생명빌딩 지하의 강당으로 아주 잠시 일반에 공개해서 영화관으로 활용된 적이 있는데 그 경험은 지금까지도 넘사벽이다)



P.S 2 사실 메가박스 돌비시네마관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 받았던 것은 따로 있다. 영화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통로까지 설치되어 있는 스크린과 영상이었다. (하단 사진 참고) 현실에서 영화 판타지 세상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한껏 느끼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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