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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an 14. 2021

[스타트업 코칭일기] 의존적 성향의 창업가는 No!

스타트업, 코칭, 육성, 지원, 알렉스넷


스타트업 육성 일을 하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고나 할까? 육성 작업 전에 미리 거르는 스타트업이나 창업가들이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들이 문제가 있다기 보다 내 육성방침이나 기준 혹은 나와 핏이 안맞아서 거른다는 의미다.



특정 스타트업 육성 사설 기관이나 프로그램 출신, 혹은 특정 네트워킹에 소속된 스타트업이나 창업가는 일단 거른다. 반면에 개인적으로 스펙이나 배경은 잘 안보고, 대신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왔는지는 본다. 아예 안볼 수 있는 상황이면 아예 안보거나 이후 손절하고, 필히 상대해야만 하는 경우면 어떤 상황이 와도 마인드컨트롤 하면서 최대한 좋은 이야기로 좋게 끝내려고 노력한다. 이유는 지난 4년동안 1,500여 스타트업이나 창업가를 만나면서 경험으로 쌓인 통계상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을 확율이 99%에 가깝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러번 만나거나 심리진단까지 하게 되면 확율은 더더욱 올라간다) 사업에 마치 성서와 같은 교리가 있는양 그곳에서 가르치는 것만 따르고, 다른 말들은 아예 귀를 닫고 무작정 자기가 필요한 것만 해달라고 한다.



예전에는 1% 미만의 확율이지만 어떻게해서든 바른 소리, 쓴 소리하면서도 마음을 다해서 이끌어가려고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까지 하기에는 체력과 에너지가 따라주지 못하는 것 같다. 더구나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맞는 일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도 들었다.



어쨌든 대화 몇마디 나누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 아무리 숨겨도 특정 출신이 티가 난다. 특히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특정단어나 어투를 사용하면 100%다. 보통 그런 곳들이 내부 소속과 결속을 위해 한가지 방향으로 이끌어갈 때 쓰는 흔한 방법 중 하나가 말에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런 방식은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에서 전형적으로 쓰는 방식이라는거다. 스타트업에서는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창업가 개인의 불안정성을 이용해서 스타트업과 창업가가 확실하고 분명하고 단단하고 틀림없는 무언가에 의존하게 만든다. 역으로 말하면 그런 성향의 창업가들이 그런데 혹해서 빠지고 자기돈 주면서까지 빠지고 맹목적으로 따른다. 역시나 사이비 종교가 돌아가는 메카니즘이다. 그러다보니 미래의 사업 성장이라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현실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 대한 현재의 도피처를 찾은 것이다. 그런 의존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곳들에 속해있는 스타트업이나 창업가들이 1~2년여 전까지만 해도 당당히 드러내며 그들끼리의 소속감을 과시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숨기기 시작했다. 이 바닥에서 워낙 악평이 돌아서 그걸 드러내는게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이거 뭐 신천지도 아니고. 반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세는 전혀 죽지도 않았고 오히려 더 확장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이비종교가 어렵고 힘들 때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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