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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an 25. 2021

안좋은 말(?) 나오는 대표적인 창업가 대표 스타일

스타트업, 육성, 지원, 투자, 심사, 창업가, 대표

스타트업 육성이나 지원하는 일을 하다보면 자주 겪는 일이 있다. 특히 예비나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 만난 창업가나 스타트업 대표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기 어려워진다. 


사업이던 사람이던 성장을 하게 되면, 성장단계에 맞춰 어울리는 부류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창업가나 대표 입장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물리적인 시간과 에너지가 있으니 점점 더 가려서 만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원래 도움을 주었던 기관이나 사람들에게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마음과 달리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 오히려 대부분의 도와준 주위사람들은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상황도 이해하고 특별히 무언가를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다. 정말 사업이랑 일 때문에 너무나 바쁜 창업가와 대표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사업이 성장하면서 단계별로 창업가나 대표가 태도가 바뀌는 경우는 다르다. 한마디로 필요한 것만 딱 얻고나면 모른 척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오죽하면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 투자 등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위 스타트업 바닥 적응기라는 것을 서로 이야기한다. 일에 대한 적응 보다 사람에 대한 적응이다. 상식적으로 사람이라면 그런 짓을 할까 싶은 일들이 워낙 많고 사람 자체에 대해 실망할 일이 많다. 초기 몇년동안 말도 안되는 일들을 겪게 되면서 스타트업 창업가와 대표에게 적응을 해간다. 웃프지만 몇년 지나면 몸에서 사리가 나온다는 말까지 한다.


안좋은 말이 나오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창업가나 대표 스타일들이 몇몇 있다.


1. 스타트업 예비-초기 단계


1) 사업이 하고 싶은 건지, 샐럽이 되고 싶은 건지, 스펙을 채우고 싶은 건지, 사업은 수단일 뿐 사업이 가져다줄 개인적인 결과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 (보통 여러개의 사업아이템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여기저기 뿌리는 경우가 많다)


2) 요청사항과 요구사항은 많은데 해주고 나면 후속처리는 미흡하거나 늦는 사람 (지원 받을 때는 자기 모든 것을 빼줄 것처럼 하다가 정작 받고 나면 연락조차 잘 안된다)


3) 여기저기 지원이나 도움 요청을 해놓고 현재 육성이나 지원을 받고 있는 곳이나 사람에게 요청해놓은 다른 곳들에서도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하거나 새로운 곳을 소개해달라는 사람 (당장 지금 도움 받고 있는 곳이나 사람에게도 소홀한 경우가 많다)


4) 평소 어떤 관계도 유지하고 있지 않다가 필요할 때만 되면 다시 찾아와서 도와달라는 사람 (당연히 자신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고 상대방은 무조건 자기를 더와줘야만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당당하게 요구한다)

5)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즐겁게 일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면서 사업에 진지하게 절실하게 임하지 않는 사람 (보통 현실감 없이 붕 떠있는 경우도 많고, 무언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영 사업 진도가 안나간다)


2. 스타트업 초기-중기 단계


1) 사업을 빌미로 샐럽 놀이나 사업가 놀이, 네트워킹 놀이에 빠져있는 사람 (어떻게 초기는 잘 넘겨서 작은 성공을 했거나 사업성과 상관없이 여기저기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역시나 사업은 돈벌이나 자기 홍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2) 지금 현재 도움을 받고 있는 곳과 앞으로 받기를 기대하는 곳이나 사람에게만 잘하는 사람 (목적을 달성하고 나서 쓰임새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면 전단계에서 도움을 받았거나 앞으로 별로 도움 받을 일 없다 싶은 곳이나 사람은 아예 모른척한다)


3) 이제는 알만큼 안다고 생각해서 교육이나 멘토링, 의견에 귀를 막은 사람 (예비-초기 단계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사회생활이나 사업 경력이 있던 없던 그냥 성향과 기질, 인성과 태도가 그런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무시해버린다. 하지만 그 때는 그런 모습을 안보이다가 점차 성장하면서 이렇게 변하는 사람도 많다. 정작 주위 의견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가 이 때인데, 시간이 분명히 있는 상황에서도 창업가와 대표는 얼굴도 안보이고 몇명 없는데도 자기 직원을 보낸다. 오히려 사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큰 그룹사와 대기업 대표나 임원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4) 지원기관과 기업, 투자사나 투자자 이외에는 모두 무시하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 (돈 주는 사람만 인정하고 따른다. 그것도 입금 전과 입금 후가 다르다. 입금되고 나면 윗사람들과는 계속 어울리면서도 실무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자주 있다. 혹은 전단계 지원이나 투자는 소홀히 하고 현재 혹은 미래의 돈줄만 열심히 따른다)


5) 사업은 네트워킹이라 말하면서 사업이 아니라 라인 만들거나 타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 (지금은 많이 사라진 보수적인 한국 꼰대 대기업 조직 문화도 이 정도는 아니다. 대기업 임원이나 대표보다도 얼굴 보기 힘든 스타트업 창업가와 대표들이 특정 모임이나 유명행사, 정부고위급이 오는 곳에는 항상 있다)


6) 육성이나 지원, 투자 관련 일을 하는 사람 개인의 네트워킹이나 호의를 당연히 자기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 (엔젤투자자나 엔젤육성가 입장에서 돕는 경우가 아니면 기관이나 기업, 투자사와 소속되어 일하는 개인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해달라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당사자 개인의 선택 문제다. 더 나아가 그 개인의 네트워킹을 자신의 네트워킹인양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기까지 한다. 개인 뿐 아니라 기관이나 기업, 투자사 입장에서도 자기들이 해주겠다는 판단이 서야 해주는 것이다. 자기 이름을 걸고 스타트업 창업가와 대표를 보증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사업에 집중해서 정신 없이 바쁜 스타트업 창업가나 대표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정말 그런 사람들은 이미 주위에서도 다 안다. 무엇보다도 핵심은 자기 사업 성장이 자기가 잘났고 사업아이템이 좋아서 된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고마워할 줄 모르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해도 사업 성공은 별개의 문제다. 그렇게 살아도 사업이 성공하거나 어느 단계에서 엑싯해서 돈도 벌 수 있다. 사업 성공은 워낙 변수도 많고 무엇보다도 하늘의 뜻인 '운'도 작용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사업을 했으냐, 혹은 하고 있느냐는 스타트업 창업가와 대표를 주위 사람들이나 스타트업 바닥이나 사회생활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부분이다. 당장 후속 투자를 하려는 곳이나 도움 요청을 받은 사람들은 해당 스타트업 창업가나 대표가 어떤지에 대해 전단계나 겪었던 사람들에게 대부분 평판조회를 요청한다. 사람에 대한 평판은 궁극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업만 봐도 그렇고 사업 이외에 커리어패스상에서 당연히 길게 보고 가기 위해서는 평판 관리를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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