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업가정신, 창업가정신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독특한 환경에서 시작된 듯하다. 창업가 정신, 혁신, 비전을 중요시 하면서 소셜 임팩트를 모태 근간으로 정부 주도로 성장해왔다. 문제는 그 근간을 이루는 요소 각각이 의미하는 본질적인 정신보다는 겉으로만 보이는 얕은 판타지성 메세지로 포장되어있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는 돈을 미친듯이 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하면서 정부 주도 키워드나 유행하는 키워드만 생각 없이 따르면서, 정작 시장과 고객은 뒷전에 과거 벤쳐시절의 한물 간 성공 방정식이나 해외 사업모델을 기준으로 한다. 기존 산업이나 기업을 구태의연한 혁신의 대상으로 정의하고 적으로 규정해서 스타트업이 뭔가 다른 것처럼 행동하며 그 무엇보다도 더 올드한 적폐인 패거리 문화를 형성한다. 지금 이 바닥 주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케이스들 대부분 한 두가지의 옛날 성공경험을 지겹게 반복적으로 우려먹으면서 그런 사고 방식과 행동을 하고 새로운 스타트업들도 그렇게 만들거나 한 배에 타도록 강요한다. 하다못해 스타트업 육성 관련해서 여러번 혹은 장기적으로 실패하고 성과를 못내도 저 추상적인 비전팔이와 네트워킹으로 또 기회를 받아 잘해온 것으로 포장해서 유명세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정작 사업적 성과는? 어차피 (투자금 유치가 아니라) 실제 성과를 내면서 성장하며 잘하는 스타트업들은 앞서 말한 저 모든 것들과 선을 긋고 자기 길 가더라. 의존적으로 하는 사업은 어차피 사업적 지속성을 가져가기 어렵고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코리아 스타트업 판타지 속에 빠져서 사는 창업가 보다는 적당한 단계에서 돈 챙겨서 빠져나가는 약싹 빠르고 기회주의자적인 창업가가 차라리 인간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들은 그 돈을 잡기 위해 겉으로는 안그런척 가면 쓰고 위선적이라 더 별로 일 때가 많기는 하다. 보통 이런 친구들은 연쇄창업가라 말하고 다니면서 또다른 문제들을 일으키는데 슬슬 이것도 유행이 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이 바닥에서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는 묵묵히 자기 길 나아가는 우직한 스타트업들 소수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얼마나 엉망으로 돌아가고 시끄럽던지 간에 결국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면서 시장과 고객 중심 사고를 갖고 항상 하늘을 보지만 발은 땅에 꼭 붙이고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고 사람들에게 크던 작던 도움을 주는 것은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