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May 30. 2021

스타트업은 최소한 3-4년의 베이비시팅시간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투자, 육성, 성장, 창업


스타트업 육성업을 만 5년째 하다보니 이제는 예비창업단계에서, 시드, 프리A, 시리즈 A와 B까지의 스타트업을 다양하게 접하며 육성하고 심사하고 재무적 투자와 전략적 투자 연결과 사업성장을 위한 네트워킹까지 하고 있다. 첫시작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사업아이디어와 의지만 갖고 오면 그 꿈을 이루어준다는 목표와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지만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컨셉으로 했다보니, 모호한 창업의 꿈을 가지고 그걸 해낼 수 있는지 업탐색 과정부터 진행해서, 지금까지 성장과정과 단계별 창업가 문제-해결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베이비시팅부터 진정한 기업가로의 변화를 도와왔다. 중간중간 직접 투자도 진행하고 중간 단계에 들어가기도 했다. 아직 내 기준에 부합하는 육성 스타트업 엑싯 경험은 없다. 성장하면서 중간에 엑싯한 곳 몇몇은 있으나, 내 기준의 엑싯은 시장과 산업에서 자체적인 생존역량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사업 존속이 가능한 상태에서의 엑싯을 의미하는데, 그렇게 되기 전에 스타트업을 판 건 사업아이템으로 수지 맞는 거래와 장사를 한 것 뿐이지 창업가로서, 기업가로서의 역량은 제대로 쌓지 못했기 때문에 진정한 엑싯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쌓아온 경험을 통한 결론 중 하나는 사회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 스타트업 창업의 경우 대부분 제대로 스타트업을 해나갈 수 있기까지 최소한 3-4년의 베이비시팅 육성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청년 창업가의 기질과 성향, 기본 역량과 의지에 따라 기간의 차이도 분명히 있고, 천운을 잘 타고났거나 사업과 관련된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네트워킹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경우 조차도 최소한의 역량을 쌓는데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첫번째 사업아이템 보다는 대대적인 피봇팅이나 새로 시작한 다른 사업아이템으로 성장과 성공의 과정을 가게 된다. 반드시 청년 스타트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나이과 경력, 전문성 상관 없이 창업가의 사업아이템이 창업가가 원래 갖고 있는 기질과 역량, 배경과의 연관성이 얼마나 깊은지에 따라 똑같이 적용된다.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로 만든 첫번째 사업아이템으로 큰 실패나 좌절 없이 1-2년 안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그 이후로도 계속 성장하면서 3-4년 안에 드라마틱한 J커브를 그린다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바닥의 판타지는 말 그대로 판타지다. 그런 과정을 거친 극소수의 운좋은 몇몇 창업가가 마치 모범답안에 따라야할 목표처럼 내세워지는 판타지 장사는 그래서 매우 불편하다. 이런 판타지가 스타트업 바닥을 엉망으로 만드는 본질적인 원인 중 하나이자, 제대로 스타트업 창업을 하고 싶거나 하고 있는 창업가들의 멘탈을 힘들게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잔머리에 약싹 빠르거나 사업이 아니라 네트워킹에만 신경 쓰는 창업가라는 말을 붙이기도 싫은 포장된 배드 창업가들이 더욱 판치고, 이들과 한 배 타면서 마피아 만들어가는 환경이 구축되고, 이들이 앞장 서서 여기저기 팔고 다니면서 속은 더 썩게 만드는 악의 순환고리를 만드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성장과 육성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