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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이슈작이자 화제작답다. 군대내 각종 부조리를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인데, 단순히 문제제기와 메세지 전달에만 의미가 있었다면 이런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떠나 일단 재미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공개후 지금까지도 뉴스에 나오고 대국민 군쇄신 요구에 기름을 부어버렸다. 실화 근거는 분명하지만, 이 자체가 실화는 아닌데, 드라마를 다큐처럼 보는 현상까지 벌어졌을 정도니 근래 이 정도로 뜨거운 화제작이 있었나 싶다. 하지만 이 부분을 다룰 생각은 없다.
D.P.는 흥미롭고 자극적인 주제와 설정으로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우리나라 남자들 대다수의 공통적인 경험인 군대 이야기에, 직간접적으로 겪었거나 꾸준히 언론 이슈가 되고 있는 군대 각종 부조리를 에피소드 소재로 삼으며, 친숙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는 폐쇄적인 군세계를 그리니 모든 면에서 기본 빵은 하고 갈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전체 스토리라인을 관통하며 잡아주는 힘은 약하다. 정해인이 맡은 주인공 이야기가 초중반부와 달리 후반부에서는 거의 사라져버리면서 누가 주인공인지 긴가민가할 정도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강렬한 소재와 에피소드의 힘은 보는 동안 이를 지워버린다.
여기에 주조연할 것 없이 배우들이 보여주는 엄청난 연기력 그리고 배우 하나하나가 만들어낸 현실적이고 생생한 캐릭터들의 힘이 D.P.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배우들 나이가 실제 극중 나이보다 다들 엄청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빼고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니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연기와 아우라다. 단순히 동안이라고 될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정해인 연기도 좋았지만, 함께 다니는 상급자인 파트너 구교환, 후반부를 하드캐리하는 선과 악 각각을 맡은 두 배우의 미친 연기는 그 자체로 D.P.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 배우들을 뒷받침해주는 조연들도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이야기와 캐릭터 자체의 에너지가 매력적이고 뛰어나다보니 D.P.는 재미가 없을 수 없다. 스토리를 이어가기에 애매한 면도 있지만, 시즌이 계속 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D.P. 시즌 1에 나온 에피소드들은 군대내 부조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해서 이야기의 소재는 무궁무진하고, 이미 성공적으로 구축해놓은 캐릭터들은 적당한 배경과 이야기만 있어도 그 자체로 신나게 뛰어놀면서 캐미와 시너지를 줄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다행인 건 주인공 정해인이 일병으로 시즌1이 끝났고 구교환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상병이었으니 병장 정도 되었을 듯하기 때문에 이 둘을 주인공으로 한다면 최소 2개 시즌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