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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r 14. 2022

N잡러가 실제로 가능한 또다른 이유들, 상대방의 인식

N잡러, 커리어, 사업, 창업


직장생활 그만두고 소속 없이 내 일과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회적 아이덴티티를 여러가지로 나눠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아직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시절, 지금의 패스파인더넷을 병행하면서 2잡러로서 메인 직업과 서브 직업을 갖고 있었다. 컨설팅 업체 실장과 패스파인더넷 공동대표였다. 그러다가 2017년 여름, 인생에서 고정수입이 발생하는 직장생활을 모두 접고 완전히 야생으로 나왔다. 이후 2잡러에서 하나 둘 더해져서 2017년말에 이미 N잡러가 되었다. 그 때까지 N잡러라는 말이 없었는데 몇년후 그 단어가 생겨서 나를 설명하기 편해졌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자주 듣는 말이 그렇게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 사람들이 헷갈려하지 않느냐, 그리고 자기 자신도 혼돈스럽지 않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일을 하는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면 일의 속성까지 완전히 다른 일은 거의 없고 유사한 속성을 지니면서도 하고 있는 다른 일들과 맥락과 결에서 연계되어 있어서 특별히 힘든 적은 없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육성은 일반 스타트업을 시작점으로 하면 사내 스타트업으로 이어지고, 대기업과 중견기업 교육, 컨설팅은 다시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과 사내 스타트업으로 이어지고, 오픈이노베이션은 다시 일반 스타트업과 연관된다. 거기에 교육과 컨설팅 각 분야는 기업이나 개인을 성장시킨다는 고리로 연결되고 다시 하고 있는 다른 일들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한마디로 내 머리속에서는 빅 피쳐 하에 구성되어 있는 부분들일 뿐이니 헷갈릴 일이 없다.


그렇다면 일과 연관해서 주위 사람들이나 기업들이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헷갈려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는 어떨까? 재미있는 것은 실제 그런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2잡러에서 N잡러로 일을 하나씩 추가할 때 이미 고려했던 부분으로 시작할 때부터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확신 그대로 현재 예상한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당시 그렇게 확신했던 이유이자 현재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자기가 관심이 있는 것, 자기가 필요한 것만 보기 때문이다. 나를 스타트업 멘토로 보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보고, 나를 기업 직무 교육이나 컨설팅하는 사람으로 보고 싶은 사람은 또 그렇게 본다. 나를 마케팅이나 브랜드 컨설턴트로 보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인지하며,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 및 자문으로 보는 사람은 역시나 그렇게 바라보고, 사회생활 커리어패스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혹은 비즈니스 매너 강사로 보는 사람은 또 그렇게 본다. 나를 어떻게 보느냐는 내가 의도한 여러 아이덴티티들과 각각의 명확한 포지셔닝에 맞춰 나를 보는 사람이 결정하기 때문에 의외로 헷갈려하는 일이 거의 없다. 오히려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간혹 실수로 N잡러의 다른 아이덴티티를 드러낼 때가 문제다. 상대방이 당황한다. 즉, 나만 정신줄 잡고 있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과 관련된 나의 주요 N잡러 아이덴티티를 정리해보면 하단과 같다.


1. 패스파인더넷 공동대표


창업 직후와 초기 세워놓은 사업목표와 계획에 맞춰 수년간의 노력 끝에 현재 그 그림에 거의 다 왔다. B2B 사업으로 Corporate Venturing, 예를 들어 오픈이노베이션이나 사내 스타트업 교육과 어드바이징, 멘토링을 주력 핵심 사업영역으로, 기업의 직무 교육과 조직내 커뮤니케이션 영역, 스타트업 교육과 멘토링 영역까지 다루고 있다. B2C 사업으로는 직장인의 성장을 위한 커리어관리와 직무역량 강화, 커뮤니케이션 스킬 함양 등을 다루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준비 중이다. 올해 이 영역에서 '미매뉴얼' 서비스가 런칭될 것이다. 


이 일들을 다루는 공동대표로서 고객사들은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데, 그것도 앞서 말했던 것과 비슷한데 패스파인더넷의 사업영역 전체로 인식하고 있는게 아니라 고객사들이 원하는 서비스 영역의 전문가로서 인식하고 연락이 온다. 어떤 고객사는 나나 우리 회사를 사내 스타트업이나 오픈 이노베이션 등 Corporate Venturing 전문가로 알고 의뢰를 하지만, 다른 고객사는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실행 교육 전문가로 의뢰를 하고, 또다른 고객사는 스타트업 육성 전문 업체, 조직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진단 및 분석 업체로 의뢰를 하는 식이다.


2. 매드해터 CMO


비즈니스 기반 마케팅과 브랜딩 컨설팅이나 교육 업체로, 일반 기업이나 기관, 스타트업까지 다루고 있다. 기존 업체들과의 차별점은 실제 현업과 사업 경험까지 있어서 사업방향성과 전략에 맞춰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프로세스를 확 줄이고 더 적합한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드해터를 만들면서 CMO 직함을 갖고 있는데, 방금 말한 매드해터 업무영역으로 고객사에서 연락이 오면 고객사는 나를 철저히 마케팅과 브랜딩 전문가로만 인식한다.


3. 개인활동 및 알렉스넷


몇년전 알렉스넷을 만들어서 예비나 극초기 스타트업을 별도로 육성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전처럼 활발하게 하지는 못하고 기존 멤버사 중에서 생존해있는 소수 스타트업만 함께 하고 있다. 한창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알렉스넷 공동 운영자로서의 직함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공식 알렉스넷 활동이 줄어든만큼 그 때처럼은 아니다. 


대신 개인활동이 늘면서 그냥 내 이름으로 나를 인식한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하면서 네트워킹, 투자 주선을 하거나, 엔젤투자자나 자문 역할을 한다. 더불어 스타트업 바닥에서 스타트업 교육이나 강연, 멘토,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출간한 책 3권을 바탕으로 작가이자 연사로서, 혹은 대학생과 직장인의 커리어패스 조언가, N잡러나 사업가, 창업가, 프리랜서 생활에 대한 전문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모든 것들은 하나 둘 계획한 대로 실행해서 의도한 바대로 돌아가고 있지만, 하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은 각 아이덴티티로 하는 일을 각 영역별 고객들에게 크로스세일링하는 부분이었다. 고객들이 내게 원하고 보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인식되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다른 아이덴티티의 일을 추가로 팔려고 했는데 그런 사례들이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기대한만큼 활발하지는 않다. 이는 나를 기억하는 첫모습이 강하게 상대방에게 자리 잡다보니 다른 모습이 쉽게 연상되지 않아서로 판단된다. 대신 장기적으로 꾸준히 정보를 공유해서 필요한 순간에 내 다른 아이덴티티를 떠올리게 만드는 것은 그동안 실제 이뤄진 크로스세일링 경험으로 가능할 듯 싶다. 적극적으로 강요하듯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고.


두서 없이 말이 길었는데, 이 참에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총정리해보고 내 사회적 아이덴티티들을 정돈해보게 되었다.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서 가끔 이렇게 깔끔하고 명확하게 정리해줘야 한다. 미매뉴얼 서비스 런칭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게 되면 또다른 아이덴티티가 추가될 듯하다. 아무튼 결론은 난 전형적인 N잡러고, 사람들은 상대방을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모습으로 기억해서 이를 어떤 목적이나 형태로든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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