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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r 15. 2022

코로나 위기 극복, 지난 2년 사업 이야기

코로나, 사업, 창업, 스타트업, 위기, 극복, 변화, 적응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재작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2년이 넘었다. 그 당시 이렇게 오래 갈거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서서히 변해가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코로나로 인해 그야말로 제대로 가속페달을 밟으며 폭주했다. 불과 2년인데 수십년동안 결코 변하지 않았던 것들까지도 산산히 깨지면서 변했다. 이는 교육업, 컨설팅업도 마찬가지였다. 동영상 강연 콘텐츠 제공하고 진도체크나 단순한 Q&A 정도 나누던 온라인 교육이 오프라인 교육의 서브 정도로 근 20년 버티고 있던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대등한 수준이 되었다 말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패스파인더넷 사업과 개인적으로 하는 일까지 코로나 이후 오히려 훌쩍 성장했다. 코로나 첫해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대로 타격을 받았다. 캐쉬카우가 B2B사업으로 기업과 기관 대상 오프라인 교육,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코로나로 오프라인을 할 수가 없는 상황에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전혀 예측도 안되었어서 고객사 대부분이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부분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가 결국 취소되었다. 그 사이 악착같이 버텨내면서 코로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1. 온라인 비대면 환경으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먼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온라인 교육과 컨설팅이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대부분 오프라인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들 이견이 없다. 우리 교육, 컨설팅 프로그램들의 경우, 실습과 해결책 도출이 차별점이자 경쟁력이었기 때문에 온라인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신 기존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가볍고 소프트한' 버전의 온라인용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오프라인에서의 최종 성과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서 현실적으로 진행 가능한 온라인 버전 프로그램들을 차례로 런칭했다.


그리고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 가능한 모든 수단들을 다 시도해보고 학습하면서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수단이 대세가 될 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코로나 초기 수많은 대체 수단이 쏟아져나왔는데, 결국 이들 중 무엇이 살아남느냐를 예상하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 버전 프로그램들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을 사용하느냐가 결정되어야 하는데 모든 수단에 다 적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 적용 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실제 그렇게 하는 경쟁사들도 있었지만, 그건 나한테 있어서는 각 수단을 깊게 파악하지 않았다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2. 당장 매출이 줄어들어도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이것저것 돈이 될만한 것들을 다 건드리는게 일반적인 대응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온라인화가 불가능하거나 오프라인만으로 특화가 어려운 프로그램들을 모두 뒤로 뺐다. 고객사에서 의뢰를 하면 당연히 하기는 하지만, 대외적으로 주력으로 앞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몇가지 핵심적인 프로그램들을 시그니쳐 프로그램으로 포지셔닝하고 여기에 집중해서 오히려 우리의 색깔을 더욱 더 뚜렷하게 다듬었다. 대신 향후 트렌드상 시장과 고객 니즈가 어느 방향으로 갈 지를 냉정하게 분석해서 그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했다. 경쟁사들이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의 운영 방법에 온신경을 쓰는 동안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교육과 컨설팅 내용 전달 수단으로만 한정하고 무엇을 어떻게 교육하고 컨설팅할까 프로그램 내용에 에너지 대부분을 쏟았다.


홍보채널도 오히려 확 줄였다. 콘텐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으로 사업을 키워왔는데, 콘텐츠를 노출하는 채널들도 앞단락에서 이야기한 집중한 부분에 관련된 소수만 빼고는 모두 더이상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노출하지 않았다.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나와 공동대표 개인의 인지도와 신뢰도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업과 일을 일부에 집중하면서 이와 관계된 타겟고객이 있는 채널에는 더 정성을 들이고 다른 것들은 다 종료했다. 거기에 개인이 샐럽화되는 것을 지양하고 균형점을 잡아왔다. 강사나 1인 기업, 프리렌서로 살 꺼 아니면 개인이 너무 드러나는 것은 사업에 유리한 부분도 있지만 안좋은 영향도 크다. 개인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서 실제 교육이나 컨설팅 받을 때 기대에 못미치면 실망하고 다시는 찾지 않게 되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B2C는 그렇게 해도 그럭저럭 버텨낼 수 있지만 B2B에서는 즉,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한마디로 찍히면 끝이다. 다시는 안부르고, 레벨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 소수의 홍보채널과 직접 운영하는 채널들만 가져가고, 개인이 아니라 프로그램, 프로젝트 종료후 객관적인 성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렇게 하다보니 이제 고객사에서 수주 의뢰가 오면 어디어디서 하고 이런 성과를 냈던 프로그램을 우리가 하고 싶다면서 연락이 온다.


3. 남들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코로나 때문에 고객사들과 고객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모두 체험하게 되면서 각각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사업과 일에 반영했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온라인용과 오프라인용으로 명확하게 나눴다. 경쟁사들이 오프라인 교육과 컨설팅을 동일하게 온라인에서도 해낼 수 있다고 말할 때,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고객사가 원하는 바를 해내기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하는게 좋을지 제안을 했고 고객사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아예 수주를 받지 않았다. 우리 서비스 특성상 최종 성과물의 퀄러티가 우리를 평가하는 핵심인데 그 성과를 내기 위한 환경이 갖춰져있지 않으면 무리해서 수주 받아 당장은 돈을 벌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평판이 서서히 망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볍고 소프트한 온라인용 프로그램과 무겁고 하드코어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구분했고, 오프라인 프로그램 퀄러티를 더 높여서 아예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을 정도로 만들었다. 고객사와 고객들 머릿속에 이것은 온라인으로, 이것은 오프라인으로 해야해라는 생각에 철저히 부합했다. 덕분에 오프라인 프로그램들은 단가를 확 높일 수 있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이 불분명한 프로그램들은 당연히 단가가 유지 혹은 온라인 기준으로 낮춰지게 되지만, 둘이 구분되면 각각의 가격 포지셔닝을 달리할 수 있다. 오히려 오프라인 단가에 맞춰 온라인 프로그램 단가도 더 올라갔다.



결국 코로나 첫해 힘든 시기를 넘기고 작년부터 코로나 상황임에도 매출과 수익이 코로나 전보다도 증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거기에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비대면이 익숙해져서 이전에 효과 상관 없이 무조건 오프라인으로 하던 것들을 온라인으로 하는데 거부감이 없어졌다. 사업 속성상 '시간=돈'인 관계인데 오프라인에서 하기 위해 이동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져서 돈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더 증가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진행을 효율적으로 섞어서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높아진 시간운영 효율성 역시 매출과 수익 증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올해는 '시간=돈'의 한계점을 깨는 첫시도를 할 예정이다. 당연히 앞으로도 수년은 이 한계점을 벗어나지는 못하겠지만, 코로나 위기를 기회 삼아서 사업와 일의 구조를 바꾼 것처럼 천천히 한계점을 깨는 서비스를 시도하고 성장시켜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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