놉, 아이맥스2D

놉, 조던필, 영화, 리뷰, 영화평, 공포영화, 겟아웃, 어스

by 강재상 Alex


놉(NOPE) 아이맥스2D, 요즘 전처럼 영화관에 많이(?) 가지는 않지만 확실히 영화관, 그것도 아이맥스와 같이 특수관에서 봐야하는 영화들이 올해는 연이어 나와서 즐겁다. '겟아웃', '어스'로 헐리우드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인감독인 동시에 장인의 칭호가 어색하지 않은 조던 필 감독의 신작이 바로 '놉'이다. 보통 신인감독이 두번째, 세번째로 가면서 방황하고 작품 퀄러티가 떨어지는 과정을 겪는데, 조던 필 감독은 이런 편견을 모두 비켜갔다. 어디에 숨어있다가 이제야 나타난걸까 싶을 정도로 첫작품 겟아웃부터 완성형이었는데, 두번째 어스와 세번째 놉까지 그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탑건과 토르 이후 헐리우드와 한국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했음에도 귀차니즘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넘겼는데, 놉은 주인공들이 모두 하늘을 바라보는 포스터와 예고편 그리고 철저히 비밀로 붙여진 스토리라인에 조던 필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왠만해서는 영화관에서 봐야지 싶었다. 국내외 개봉후 쏟아지는 호평과 반드시 사운드 시설이 좋은 특수관에서 봐야만 한다는 추천까지 떠서 아이맥스로 예매했다. 조던 필 감독의 앞선 두편을 생각하면 스펙타클 보다는 스토리와 연출에 방점이 찍혀있을 듯했는데 왜 특수관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조던 필 감독의 영화들이 흥행 대박과는 거리가 있어서 이번 '놉', 조던 필 감독 영화가 영화관에 오래 걸려있을 확율도 낮고 더구나 아이맥스는 며칠하다가 바로 내려갈 듯해서 서둘렀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탑건 매버릭'처럼 '놉'도 특수관에 최적화된 영화다. 다들 사운드 특화관에서 보라고 하는 이유는 충분히 공감했고, 더불어 반드시 아이맥스로 봐야만 하는 영화다. 주인공들이 모두 하늘을 보는 포스터와 예고편 그대로 놉은 땅과 하늘을 함께 주목해야만 하는 영화이다 보니 예상대로 시야를 꽉 채운 수직앵글과 동선 효과가 사운드와 함께 극대화되어 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올려다보는 시선을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그대로 쫓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화면과 함께 사운드가 영화 속 캐릭터가 겪고 있는 상황에 맞춰 완전 똑같이 고스란히 재현되다보니 사운드의 공간감과 풍부함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보니 아이맥스의 박력있는 사운드도 몰입감을 높인다. 이 정도 이야기하면 눈치 빠른 분들은 느꼈겠지만, 놉은 조던 필 감독의 전작들, 겟아웃과 어스와 달리 스크린과 사운드를 통한 실시간 체험형 영화다. 정확하게는 겟아웃과 어스처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에 흥미롭게 진행되는 스토리,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숨막히는 스릴감 그리고 영화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 싶은 명확한 메세지까지 똑같은데, 여기에 볼거리와 들을거리의 스펙타클을 더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스펙타클이 영화적 환상과 쾌락을 위한 스펙타클을 위해 들어간게 아니라 영화 스토리와 메세지에 맞춰 들어갔다는 점이다. 감독이 지금까지는 말로 자기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이번 놉은 그 실시간 '스펙타클' 체험형 환상과 쾌락도 자기 메세지 전달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렇다보니 놉이 선사하는 스펙타클의 완성도는 현재 기술로 가능한 그 끝을 보여준다. 정말 저 영화 안에 있다가 나온 기분이 든다. 올해 영화 중에서 탑건 매버릭과 함께 놉이 아이맥스 레퍼런스 영화라는데 아무도 의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그 체험형 몰입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예시 하나만 들면, 귀를 찢을 듯 계속 징징거리거나 기괴하거나 큰 소리가 사방팔방에서 들리고 정말 당장이라도 영화관을 뛰쳐나가고 싶게 만드는데 그게 영화 속 캐릭터들이 겪고 있는 상황 그대로다.


놉은 개인적으로는 강추하지만, 객관적으로는 조던 필 감독의 전작들처럼 호불호가 강한 영화다. 조던 필 감독은 내게 있어서 '식스센스' 나이트 M 샤말란 감독과 히치콕 감독의 21세기 버전이다. 차곡차곡 쌓아올려가면서 스토리와 메세지, 긴장감과 스릴감을 뒤로 갈수록 증폭시켜나가고 예측불가한 이야기 전개와 분위기로 휘어잡아 나가다가 강렬한 반전까지 후반부에 한꺼번에 터트리지만, 이 모든게 영화 안에 치밀하게 깔아놓은 실마리들로 앞뒤 착착 맞춰져있고 상징과 비유가 많아서 해석을 풍부하게 만들어놓기까지 한다. 세 감독의 공통점이다. 그래서 오히려 불호인 사람들도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만들다보니 요즘 영화답지 않게 상대적으로 런닝타임이 긴 편이고 특히 기승전결의 기승 부분이 길다. 연출 스타일은 21세기지만, 나머지 부분은 클래식하다고나 할까? 특히 이번 놉은 공식적으로는 12세 관람가로 겟아웃, 어스와 달리 순한 맛처럼 보일 수 있지만 관객을 괴롭히는 강도로는 영화 역사상 역대급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29금 수준이다. 관객 괴롭히기 영화의 끝판왕으로 자주 언급되는 프랑스 공포영화 '마터스 : 천국을 보는 눈(2008년)', 일본 공포영화 '오디션(1999년)'을 능가한다. 마터스가 심리적 암박감과 잔혹한 영상으로, 오디션이 살살 긁는 듯 점차 가까이와서 스며들며 후벼찌르는 고통으로 괴롭힌다면, 놉은 스펙타클과 사운드로 보는내내 괴롭고 힘들게 만든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겠지만, 아이맥스로 보면 한번에 이해가 될 것이다. 감독이 정성들여서 아이맥스 카메라로 굳이 찍은 이유다.


놉은 올해 2022년 내 베스트영화 순위에 순식간에 진입했다. '돈 룩 업', '탑건 매버릭'가 함께 TOP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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