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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Oct 05. 2022

가끔 모여서 스타트업 창업가 뒷담화를?

스타트업, 창업, 사업, 창업가, 기업가정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교육, 멘토링, 투자, 홍보, 네트워킹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스타트업 창업가 뒷담화를? 간간히 다양한 조합으로 모여서 스타트업 바닥 돌아가는 숨은 정보도 교류하고 스타트업 창업가 뒷담화로 스트레스 풀면서 서로 피해야할 스타트업 블랙리스트를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된다. 


최근에도 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나눴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사업성장과 투자유치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자문과 투자, 사업지원을 함께 해 줄 엔젤투자자이자 사업가를 만나서 잔머리 굴리다가 앞서 거의 확정에 가까웠던 다른 투자 건들까지 흔들리고 있는 스타트업 이야기였다. 외부에 노출이 많이 안되어 있는 스타트업 바닥 숨은 거물이자 능력자 앞에서 스타트업 샐럽 앞에서는 꼬리 내려서 발톱을 드러내지 않다가 앞에 있는 사람이 그런 사람인 줄 모르고 자기 잘난척 하면서 자기는 하나도 손해 안보려고 잔머리 굴리다가 이 분한테 제대로 찍혀 딱 한마디 듣고 기회를 놓쳤다고 한다. 이 분이 창업가 이야기 어른으로서 꾹 참으며 듣다 듣다가 막판에 딱 한마디 하셨다는데... 


"당장 저한테 함께 하자며 제시한 주식지분이 1.5%인데 그거 가지고 이렇게 아까워하고 계속 바로 앞에서 앞뒤 계산하면서 똑같은 이야기 반복하는데, 대표님 회사 다음 단계에 기업가치 100억이 되어도 1.5억입니다. 당장 제가 굴릴 수 있는 돈만 40억 갖고 있어서 솔직히 내 통장으로 들어올 지 보장도 안된 1.5억은 탐나지도 않고 그 회사 직원 면접도 아니고 그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네요. 저희는 잘 안맞는 것 같네요. (바이바이~~)"


이 일이 벌어지고 이 스타트업과 얽혀있던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이 분이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뭔가 있겠다 싶어서 창업가 평판 조회를 비롯, 기업 운영 상황을 깊게 파봤더니만 역시나 곳곳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창업가가 전형적인 젊은 꼰대 스타일에 사업아이템의 핵심 역량은 창업멤버 중 한명에게 있는데 극소수 지분으로 가스라이팅해서 붙잡아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육성 관계자들도 하나 둘 손절하고 있고, 투자 분위기도 급격히 안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단다. 



워낙 이 바닥에서 이런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많이 만나서 앞부분 몇마디만 듣고 어떤 유형에 어떤 사고를 치고 있고 어떻게 행동해서 상황이 어떤지까지 한번에 맞췄다. 이야기 해주시는 분들이 점쟁이냐고 할 정도였다. 앞서 말한 창업가는 내 머리 속에서 '의도적으로 주위사람들 이용하거나 의리를 외치면서 바운더리 만들어놓고 바운더리 밖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고마워할 줄 모르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영악'한 스타트업 창업가로 영악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에게는 수가 얕고 속이 뻔히 보여서 쉽게 바닥이 드러나는 창업가'로 분류되어 있는 부류다. 스타트업이나 창업가 평가에서 '관상학'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에 가깝다.


물론 창업가 인성과 성향이 좋은 것과 사업 성공은 별 상관이 없다. 하지만 향후 어떤 문제가 벌어지고 사고가 터질지를 예상하는데 정확도가 매우 높고 잠재적인 사업 위험성을 미리 판단할 수 있다. 남의 돈 끌어다가 적당한 단계에서 들어가 후딱 돈 굴려서 나오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할 때는 특히나 특별히 신경 쓸 이유도 없고 기업가치만 더 불릴 수 있도록만 하면 되기 때문에 창업가 인성과 태도는 많이들 무시한다. 실제로 영악하거나 악명높은(?) 창업가들이 투자도 많이 받아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엔젤투자나 자문,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생각하면서 육성이나 투자를 할 때는 창업가의 인성과 태도는 창업가 역량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필수요소다. 그런 영악한 창업가 때문에 창업가 본인이나 투자사는 돈을 벌지 몰라도 주위사람들과 사회에는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며, 앞서 개인적으로는 내 평판과 신뢰까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앞서 이야기 속 그 분처럼 돈이 많으면 좋겠다. 스타트업 바닥 최하층민인 멘토 계급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굽신굽신거리고 비위 맞춰주면서 살 수 밖에 없는 비굴한 인생인데, 돈 많으면 그 분처럼 쿨하고 세련되게 할 말 하면서 살 수 있을거다. 55살에 그렇게 되는 걸 목표로 달리고 있는데 정말 그렇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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