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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Oct 07. 2022

적을 준비 없이 멘토링과 컨설팅에 참여?

스타트업, 창업, 사업, 창업가, 기본, 습관


스타트업이나 대기업 대상으로 사업 관련 멘토링, 코칭, 어드바이징을 몇년째 하다보니 창업가나 임직원을 이 일로 처음 접하자마자 이 사람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지 한쪽 귀로 넘길지 곧바로 감이 온다. 그리고 몇분만 더 이야기해보면 거의 100%로 맞춘다. 말해줘도 한쪽 귀로 넘길 스타일인게 뻔한데 계약상 어쩔 수 없이 당분간 계속 함께 해야 한다면 이제 ‘짜증’ 지옥문 열린거라 이후에는 어떻게 내 멘탈을 관리할 지에 더 신경쓴다. 


판단하게 되는 기준 중 하나는 처음 들어왔을 때 필기 준비를 해왔느냐다. 수첩이던 노트북이던 하다못해 휴대폰 메모장이라도 열었는지 본다. 멘토링, 컨설팅 받으러왔다면서 적을 준비 전혀 안하고 오는 사람들 생각보다 무지 많다. ’내가 들어볼테니 어디 말 한번 해봐‘라는 태도로 아무것도 없이 와서 마치 채용면접관이나 인터뷰이처럼 앞에 앉아있다. 뭐 내가 말하는게 전혀 도움이 안될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동안 모든말이 쓰레기일 수도 있지만, 멘토링과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받으려는 진심이 있으면 혹시나 모를 도움이 될 한두마디만을 위해서라도 메모할 준비를 하기 마련이다. 거창하게 사업하는 사람의 기본이라 말할 필요도 없고 사업이던 일이던 사생활이던 그냥 기본이 안된거다. 물론 이야기 나눈 모든 것을 다 기억할만큼 머리가 엄청 좋은 천재급 사람이라면 예외지만, 애진작에 그런 사람 같으면 나한테 의견 구하러 올 필요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더 황당한 인간은 하나도 적지 않고 있다가 그 시간 끝나고 조금 지나서 혹은 한참 지나서 갑자기 연락해서는 그 때 들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면서 그 때 말했던거 간단히 적어서 보내줄 수 없냐고 한다. 이 쯤 되면 정말 욕이 나온다. 유독 이런 부류에 나르시스트 창업가와 네트워킹형 창업가가 많다. 아무튼…


대기업과 중견기업 이상만 가도 이런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사내벤처와 신사업 사업화 어드바이징 들어가면 꼼꼼히 적고 반영한다. 일반 직원 뿐 아니라 관리자급과 임원으로 갈수록 오히려 더 열심히 이야기를 경청하고 적으신다. 기업의 경우 일하면서 메모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을 훈련받기 때문인데 스타트업에서는 의외로 적지 않는 사람이 매우 많다.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별 신경 안쓴다. 스타트업 창업가와 창업멤버 중에서도 귀를 열고 오픈마인드로 열심히 메모하고 적는 사람들이 있는데, 많은 경우 그렇게 하지 않는 창업가 보다는 사업이나 일을 더 잘하는 경향이 있다.


멘토나 컨설턴트 말을 경청해서 잘 적는다고해서 사업을 잘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위에 있는 사람들이나 잘나가는 스타트업 창업가들 중에 메모와 필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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