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영화평, 리뷰, 아이맥스
트랜스포머 : 비스트의 서막, CGV천호 IMAX2D
#트랜스포머 이름을 단 시리즈로는 6편, 최근작 #범블비 까지 하면 7편인데 일부 범블비에서 연결되고 8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하는 범블비 이후 1994년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트랜스포머 7편 혹은 프리퀼이자 리부트 2편으로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앞서 나온 5편과 언젠간 연결되겠지만 전혀 다르게 가고 있어서 그냥 새로 나온 1편으로 봐도 되고. 그래서 정확하게 몇 편이라 부르기 애매하긴 하다.
트랜스포머 1편의 충격과 신선함은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스토리나 액션이나 갈팡질팡 하면서 수습불가 안드로메다로 간지가 이미 옛날인데, 일단 나오면 의리 차원에서 자꾸 보게 되는 그런 시리즈가 트랜스포머 시리즈다. 이미 다들 그런 분위기라 이번 편은 전처럼 광고, 홍보 활동도 많지 않았고 솔직히 개봉하는지 알게 된 것도 얼마 안된다. 개봉하는 걸 알게 된 후에도 기대감 0%라 예고편도 제대로 안봤다. 오히려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동물 로봇까지 나오니 이거 더 엉망이겠다 싶었다. 쉬는 날이기도 하고 그래도 액션만 기본만 해줘도 불만은 없겠다 싶어서 미리 예매해두고 보러갔는데...
엇! 이거 뭐지? 망작 시리즈를 넘어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인데, 오늘 개봉한 ’트랜스포머 : 비스트의 서막‘ 왜 이렇게 재미있고 잘만든거지? 당혹스럽다! 인어공주가 한 실수를 모두 다 피해갔다. 시리즈 심폐소생 성공!!! 다음편이 기대된다. 엔딩 분위기도 그렇고 하나 있는 쿠키도 그렇고 나올 것 같은데, 트랜스포머 말고 다른 영화 시리즈(?)와도 엮일 수도 있을 여지를 만들어놓았다.
트랜스포머는 태생적으로 원래 유치한 소재와 이야기다. 이걸 가지고 태클을 건다면 할 말 없다. 유치해서 싫다면 놀란 감독 영화 보러가지 왜 트랜스포머 보고 욕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유치한데 얼마나 재미있게 만드는가가 중요하다. 상업영화,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의 유일한 미덕은 재미와 흥행이다. 나머지는 그 다음이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일단 재미있다. 왜 그동안 트랜스포머가 사랑을 받았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트랜스포머 1편처럼 만들었다. 각 캐릭터들의 색깔을 선명하게 만들면서 역할을 부여하고 로봇의 변신과 액션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여기서 말하는 현실성은 현실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이럴 것이다 수준에 맞췄다는 말이다. 한 예로 로봇의 변신 장면이 납득할만하며 천천히 이뤄지며, 또 한 예로 로봇들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 장면들이 다양하게 나오지만 금속성 부딪힘과 액션안무와 앵글이 눈에 뚜렷히 보인다. 트랜스포머 1편이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며 극강 재미를 줬던 그 포인트들이다. 여기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떠올리는 조미료 한 꼬집 넣고 1994년 레트로 한 꼬집을 더 넣어서 잔재미를 더한다.
앞서 말했듯 인어공주가 한 실수를 보기 좋게 극복했다. 그리고 오히려 영화를 새롭게 보이게 만들어주는 장치로 활용하기까지 했다.
1. 항상 백인 남여주인공을 쓰던 시리즈였는데 처음으로 남자주인공은 남미계열, 여자주인공은 흑인을 썼다. 그렇다고 둘 다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도 아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모르겠으나 밖에서 보기에 젊은 신인배우에 가깝다. 그런데 인어공주와 달리 왜 이들이 주인공인지 영화 안밖으로 확실한 이유를 부여해놓아서 이질적이지 않고 관객을 납득시킨다.
2. 앞부분에는 밤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고 후반부에는 낮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다. 어두우면 어두운대도 밝으면 밝은대로 캐릭터와 동선이 잘보이도록 해놓았다. 괜히 리얼함을 더한다고 인어공주처럼 어두움에 화면을 뭉게지 않는다. 빠른 액션이 하나하나 아주 잘보인다.
3. 인어공주와 달리 기존 캐릭터들을 파격적으로 배치하고 활용한다. 그동안 영화의 주축이자 사실상의 주인공들이었던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의 힘을 뺐다.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은 충격적일 정도로(?) 매력을 떨어뜨려놓았는데 이후 옵티머스 프라임이 왜 그렇게 멋진 캐릭터가 되었는지에 대한 근간을 깔아주었다. 범블비는 중간에 잠시 퇴장(?)시켜놓고, 대신 다른 캐릭터들을 활용하는데 그게 더 신선하게 느껴지면서도 이전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대한 연결고리까지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4. 인어공주가 그 멋진 빌런, 배우의 연기력과 카리스마 거기에 캐릭터 자체의 힘까지 출중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과 달리 행동대장 격으로 새로운 빌런 캐릭터와 팀을 전면에 배치했는데 강렬하고 완전 멋지다. 빌런이 제대로 빌런 역할을 해주니 영화의 긴장감이 더해진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 페루를 배경으로 진행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남미여행 가서 보고 겪은 것들이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쾌감이 더했다. 거기에 1990년대 중반 음악이 더해지고, 이전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내 사춘기 시절 많은 영향을 미친 마크 월버그를 그 당시 랩퍼로 활동할 때 이름이었던 '마키 마크'를 실제 당시 인물로 언급하면서 현실과 영화의 벽을 깨는 재미도 더했다.
많이 호평하기는 했지만,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항상 그랬듯이 호불호가 갈리고 평점은 낮을 것이다. 확실한 건 이전 시리즈보다는 잘 만들었다 정도일 듯 싶다. 정말 걱정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잘 만들었고 확실히 리부트해서 재미있어졌는데, 워낙 홍보가 덜 되었고 거의 매주 새로운 블록버스터가 개봉해서 아이맥스 상영영화가 1주일 단위로 바뀌는 역사상 유래 없는 써머블록버스터 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다. 당장 다음주에는 예고편 공개 이후 엄청나게 주목 받고 있는 DC '플래시'가 개봉한다. 다음 편이 나오려면 흥행이 잘되어야 할텐데...
참, 마지막에 남자주인공이 변하는데(?) 그건 조금 오버스럽게 느껴졌다. 다행히도 그 자체로 끝내지 않고 다시 원복시켜놓아서 다음편이 산으로 가지 않게 만들어놓았다.
※ 의외로 아이맥스 화면비로 전환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아이맥스 화면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화면이나 사운드나 레퍼런스 영화로 많이 쓰였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웠지만, 확실히 이런 영화는 큰 화면에 빵빵하고 묵직한 사운드인 아이맥스도 봐야 재미가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