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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플래시 아이맥스2D (CGV천호)
와우! 긴 말 필요없다. 왜 워너가 주연배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개봉을 강행했는지 이해가 된다. 쏟아부은 돈이 있으니 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앞서 주연배우 이슈에도 개봉한 인어공주가 개봉후 말이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예고편 공개후 욕 먹는 것보다 더 무섭다는 무관심에서 초기대작으로 순식간에 뒤바뀐 분위기의 반전을 실망이 아니라 기대 충족으로 보답했다. 개봉을 강행할만큼의 자신감이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가오갤 감독을 새로운 DC 영화 수장으로 데려가면서 지금까지 마블에게 한없이 밀려오다 결국 DC 시네마 유니버스를 완전히 새롭게 다시 시작하기로 한 상황에 사실상 이번 플래시와 연말 개봉 예정인 아쿠아맨 2편이 기존 DC 세계관의 마지막으로 보이는데, 이런 멋진 영화를 나와버렸으니 워너나 DC나 오히려 더 머리가 아프겠다.
2시간 20분이라는 만만치 않은 러닝타임을 그야말로 꽉꽉 채워서 쓴다. 스토리 진행부터 배우들 연기, 액션과 유머까지 무엇 하나 모자람 없다. (다만 영화가 너무너무 잘 빠진 것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CG와 특수촬영이 확실히 밀린다. 돈 제대로 쓴 장면부터 제작비가 모자랐나싶은 장면까지 뒤섞여있다. 간간히 너무 튀어서 몰입을 방해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영화 전체의 퀄러티를 낮출 만큼은 아니다) 반전은 스토리가 뒤로 갈수록 예상한 바에서 점점 더 크게 벗어난다는 점이다. 그게 오히려 뻔하지 않아서 좋았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그래서 플래시 영화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만들어줬다. 거기에 멀티버스와 시간여행을 괜시리 고급지게 표현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유치할 정도로 직관적으로 표현하는데, 그게 오히려 친절하게 느껴지고 극적 긴장감을 더하는 신의 한수였다. 또한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엔딩장면에 영화매니아들을 환장하게 만드는 씬들이 연이어 나온다. 스포지만 한 예를 언급하겠다. (스포지만 스포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그냥 공개한다) 니콜라스 케이지! 마지막 장면의 반전 카메오보다 아는 사람들에게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더 강하게 뒷통수친다.
코로나 3년 기간 때문에 블록버스터들이 개봉을 연기했다가 올해 한꺼번에 개봉하다보니 경쟁력이 있는 것들만 추려져서 써머 블록버스터 전쟁에 참전하는 듯하다. 매주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지만 무엇하나 밀리는게 없다. 역대급 라인업이 매주 즐거움을 주고 있다.
참, 플래시 이야기하면서 배트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놀라움과 극적 원동력이 마이클 키튼 배트맨임은 분명하지만, 슈퍼맨 대신의 슈퍼걸이 쿨한 매력을 보여주고, 플래시가 주인공으로서 갖는 이유와 존재감은 플래시가 왜 플래시 이름을 달고 개봉하는지에 대한 바탕을 제공한다. 주인공을 잡아먹을만한 여러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영화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마이클 키튼 배트맨을 대놓고 공개해도 괜찮은 이유이기도 하고, 숨어있는 또다른 재미를 살짝 예고하면 마이클 키튼 배트맨은 우리가 사랑하는 DC 슈퍼히어로들의 플래시 등장의 일부일 뿐이다.
플래시는 무조건 강추다! 가오갤에 이어 마블과 DC가 모두 올여름 한 건씩 제대로 했다.
※ 아이맥스2D 관람 강추다! 영화내내 세로가 긴 아이맥스 비율로 상영되는데, 배트맨과 슈퍼걸, 플래시의 초능력과 액션을 보여주기에 세로 비율이 긴, 즉 수직 앵글이 최적이기 때문이다. 플래시는 아이맥스의 매력을 충분히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