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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11. 2023

무빙

무빙,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영화평, 강풀, 웹툰


과다 콘텐츠 노출에 OTT도 슬슬 물리기 시작해서 몇달째 거의 보지 않은 디즈니플러스를 끊으려고 했는데, #무빙 때문에 끊을 수가 없게 되었다. 마블도 한물 가고, 스타워즈도 질리고, 디즈니도 지루해지고, 변수라 기대했던 20세기 폭스 콘텐츠들은 예전 작품 빼고는 죄다 디즈니스러워지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볼 게 없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지만 끊을 생각하면 이래도 안볼거야 스러운 것들 툭툭 던지는 밀당을 잘해서 OTT는 넷플릭스만 남기려고 했는데...


말도 안되는 어마어마어마어마한 캐스팅으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신작 무빙 시즌1 7편이 공개되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는 여전히 믿고 거르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래도 오리지널 시리즈는 타율이 좋다. 반면에 디즈니는 오리지널 영화는 애매하고 시리즈는 누가 나와도 믿고 거르는게 현명했는데, 무빙은 다르다. (최민식 주연의 #카지노 정도만 예외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이라는 한국영화나 드라마 사상 최고의 역대급 캐스팅에 조연들까지도 인지도와 연기력 탁월한 배우들만 나온다. 오히려 주연은 아예 얼굴과 이름도 잘 모르는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이라는 젊은 신인들을 내세웠는데, 셋 다 연기력 뿐 아니라 매력 넘친다. 솔직히 배우들 보는 맛에 보자고 재생시켰지만, 보는 맛에 연기력에 거기에... 이거 재.밌.다!!!!!!!!!!!


이제 4편까지 밖에 못봤지만, 벌써 푹 빠졌다. 여전히 캐릭터와 배경을 찬찬히 구축해나가느라 기승전결 중 '기'단계에 있음에도 말이다. 요즘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다들 너무 독하거나 오버스러워서 한창 질렸는데, 무빙은 인간미가 느껴지고 청량하고 밝으면서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생생한 캐릭터들과 흥미로운 스토리를 무리수 띄우지 않고 고전적인 화법으로 찬찬히 만들어가는데 그래서 오히려 집중되고 긴장감에 감정선도 탄탄하다. 원작 웹툰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원작의 힘이자 원작을 잘 각색한 듯하다. 빵빵한 배우들이 누구 하나 밀리지 않고 각자 맡은 캐릭터를 너무나 잘 살려내고, 세심하면서도 강약조절을 잘하는 연출에 특수촬영과 CG까지 단단히 지원해주다보니, 무빙의 가장 큰 강점은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듯한 현실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역시나 요즘 한창 본방사수하고 있는 #경이로운소문 시리즈 느낌이다. 황당한 소재를 절묘하게 수위조절을 잘했다. 4회까지도 '기'다 보니 한창 더 재미있어질 때 7회로 시즌2로 넘길 느낌이라 아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직 조인성, 김성균도 안나왔다) 원래는 D.P 시즌2가 목표였는데 바꿨다. 대신 무빙을 늦어도 주말까지 다 봐야지!


한마디로 우리나라 현재 명일동에서 벌어지는 쿵푸허슬!


※ 정말 쓸데없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 신기한 부분은 배우들이 거의 맨얼굴로 나온다는거다. 피부상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당혹스러울 정도다. 배우라면 다들 멋지고 예쁘게 나오고 싶었을텐데 여배우들조차 쌩얼에 가깝다. 시작하자마자 고3으로 나오는 남자주인공과 그의 엄마로 나오는 한효주가 등장했을 때 눈을 의심했을 정도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소재는 황당하지만 이야기와 캐릭터를 현실세계의 일상으로 가져오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게 아닐까 싶더라. 한효주를 고3 엄마로 캐스팅한 자체만으로도 당혹스러웠는데 그걸 쌩얼과 안경으로 예쁨을 지우는 용기를 낸 한효주도 대단했다. 


※ 무빙 원작 강풀의 강동사랑(?)은 대단하다?!? 송파구 성내동쪽에 강풀 거리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무빙의 배경은 우리 동네다. 우리 동네 '명일'과 옆 동네 '하남'이 배경으로 아예 대놓고 언급되거나 간판에 등장한다. (실제 우리 동네에서 찍은 것 같지는 않지만) 우리 동네에 초능력자가 능력을 숨기고 많이 사는거 어떻게 알았지? 사실 나도...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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