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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Oct 15. 2023

호러영화, 영화평, 넷플릭스, 신작, 펄


펄 (Pearl, 2022), 넷플릭스 공개 신작 호러영화로 특별한 정보 없이 기묘한 분위기의 대표이미지를 보고 선택했다. 재생시키자마자부터 '엇, 이거 뭐지?' 싶은 '레트로'스럽게 꾸며진 스타일에 기이하게 느껴지는 이미지와 연기, 사운드가 내내 충돌한다. 이미 거기서부터 '이거 정말 대충 만든 호러영화가 아니구나' 확신을 갖게 되었고, 바로 몰입하게 되었다.


영화 #펄 은 소름 끼치게 무섭게 만드는 호러영화 계열이 아니고, 기묘한 분위기가 사람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캐릭터들이 순간순간 보여주는 예측불허 행동이 관객의 허를 찌르면서 끌고 하는 감성 호러 드라마라 칭할 수 있다. 한마디로 원래부터 미친년이 제대로 미친년으로 각성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보면서 뭔가 다른 익숙한 그림체가 계속 떠올라서 동화처럼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매력이 있는데, 영화 보고 찾아보니 감독이 '오즈의 마법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더라! 오홋! 역시! '오즈의 마법사'가 '빨강머리 앤'과 '말괄냥이 삐삐'를 만났는데, 이 3편이 본능과 욕망, 콤플렉스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낸 주인공들의 이야기라면 #영화펄 은 절망의 끝으로 최악의 결론을 낸 주인공의 이야기다. 그 주인공 이름이 '펄'이라 영화 제목이 펄이다. 


무엇보다도 최고는 비쥬얼과 사운드, 연출력을 넘어서는 주연배우의 미친 연기다. 연기만 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신들린 연기를 하는데, 이건 뭐 그냥 미친년이다. 다른 표현으로 돌려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앞에서부터 리뷰에 부적절한 욕을 쓴거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정신병자 그 자체를 보여주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순차적으로 강도를 더한다. 영화 끝나고 엔드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편집없이 계속 괴이한 웃음을 지으며 연기를 이어가는 걸 보고 있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십수년만에 상징적인 호러 살인마 아이콘이 새로 등장한 것 같아서 진심으로 반갑다.


엄청 재미있거나 무서운 영화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희안한 분위기에 기묘한 스타일의 기분 나쁜 색다른 호러풍 영화를 보고 싶거나, 성인용 호러 잔혹 동화가 땡기거나, 오랜만에 등장한 역대급 호러 살인마 캐릭터 루키를 보고 싶다면 강추다!


※ 영화 보고 찾아보니 감독이 '펄'을 가지고 만드는 호러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으로 첫 작품 '액스'의 프리퀼이 바로 이 영화 '펄'이라고 한다. 먼저 개봉한 '액스'도 찾아서 봐야겠고, 3부작의 마지막 작품도 나오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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