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 넷플릭스, 김현주
#선산 #넷플릭스 뭔가 기괴하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제목과 도입부가 강렬한 선산은 의외로(?) 반전에 반전이 숨어있는 넷플릭스 시리즈다. 스토리상의 반전도 크지만 그 보다 인상적인 것은 보는 사람들의 기대를 산산히 깨버리는 반전이다.
40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선산'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복잡적인데, 이 부분을 아주 영리하게 충분히 활용했다. 보는 사람 개인적인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선산이 주는 무속적인 신비감 혹은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썼다. 시리즈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분위기와 주인공을 포함 각 캐릭터가 겪는 기구한(?) 인생은 선산과 더불어 무속적인 느낌이 강하다. 선산 시리즈가 긴장감을 유지하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주요 스토리는...
이 부분부터가 대반전이다. 선산에서 풍기는 보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철저하게 배신한다. 이 배신을 반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요 스토리 즉 선산의 기둥 이야기는 전혀 무속적이지가 않다. 후반주 직전까지 별의별 상상을 하게 만들지만 사건과 해결은 완전히 논리적으로 전개되고 마무리된다. 이 부분이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이지만, 어설픈 무속신상으로 귀신놀이하는 것보다 깔끔하고 명확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단, 기둥 스토리가 가진 단순함에 대비해서 시리즈 분량이 많다보니 각 캐릭터들의 서브 스토리가 잔가지처럼 펼쳐지는데 이게 산만한 감이 있어서 집중력을 흐리기도 하고, 주인공 자체가 보는 사람들의 감정이입이 어려운(?) 비호감 캐릭터다 보니, 내내 짜증내는 걸 보다보면 같이 짜증이 나는데 어떤 형태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어주지도 못하다보니 갑갑하기만 하다. (김현주의 캐릭터 해석이나 연기력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그렇다. 그런 면에서는 김현주가 소화를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