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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22. 2024

파묘

파묘, 영화평, 영화, 스크린X



파묘, 우리나라 뿐 아니라 감히 전세계 영화사상 최고의 떡밥에 제대로 현혹되어 버렸다. 



정말 너무나 오랜만에 개봉날 영화관으로 바로 달려가게 만들었던 한국영화가 바로 #파묘 였다. 오늘 개봉했는데 며칠전에 오늘 2회를 스크린X관에 예매해놓았다가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관에 갔다. 요즘은 이동이 편하고 안락한 통로 쪽 자리를 선호하는데, 완전 몰입해서 보기 위해 스크린X관 정중앙 자리를 예매했을 정도다. 영화 러닝타임이 2시간 14분이나 되는데도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믿고 보는 감독에 역시나 믿고 보는 배우들 캐스팅에 호기심 무한대로 끄는 소재까지! 특히나 그런 기대감을 안고 본 예고편은 예고편 자체가 아우라를 내뿜을 정도였다.



파묘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영화사상 최고의 떡밥이었다. 예고편에 나오는 장면 대부분과 거기서 유추되는 내용, 외부에 공개된 시놉시스는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장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다른 표현으로 어마어마한 맥거핀(MacGuffin, 영화 등의 줄거리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마치 중요한 것처럼 위장해서 관객의 주의를 끄는 일종의 트릭)이었다. 기대했거나 예상했거나 알만한 내용은 영화 시작후 한시간 안에 모두 끝난다. 전체 런닝타임 2시간 13분 중 앞부분 한시간 가까이가 그 자체로 떡밥이자 맥거핀이다. 과연 이런 영화가 예전에 존재했었나 싶다. 감히 아주 발칙한 기획이자 구성이다.


정작 파묘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 시작후 한시간이 지나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물론 앞부분의 거대한 떡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영화이자 후반부 이야기의 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감독이 전작이자 대표작인 검은사제들과 사바하를 파묘에 절정의 감각으로 녹여놓고 이번에는 호러와 스릴러 뿐 아니라 액션(?) 감각까지 더했다. 파묘가 영화 #곡성 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겠지만, 그것은 딱 앞부분 거대 떡밥까지다. 스토리 자체가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는게 갑갑하다. 롤러코스터 타듯이 변화무쌍한 스토리 진행에 연기파 배우들의 캐릭터에 몰입한 연기, 곡성과 사바하처럼 조이는 숨막히는 분위기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몰입하게 만든다. 



정말 잠시도 딴 짓 못하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반전이자 스포일러인 중후반부 스토리와 표현 방식은 관객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하다. 곡성을 기대하고 왔다가 예상대로 곡성처럼 느껴졌다가 갑자기 다른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게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이야기이자 방식이라 정말 참신하고 새롭게 느껴졌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비는 충분히 뽑을 수 있을 정도로 흥행은 성공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상업영화로서 영화 자체의 퀄러티와 재미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 오랜만에 영화 마케팅팀이 정말 제대로 열일한 영화다. 십수년 이상만에 느껴보는 영화 마케팅의 쾌감이랄까? 영화 자체를 떡밥이자 맥거핀으로 쓰다니 진심으로 천재적이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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