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Feb 28. 2024

듄 파트2 아이맥스2D

영화평, 신작, 영화, 듄, 아이맥스, CGV, 살라메

듄 파트2 아이맥스2D, 흥행전선에는 문제가 없을 듯하나 지난주 영화 파묘에 이어 스토리 기획 자체가 마케팅 수단이자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다.



일단 재미있게 봤다는 사실을 먼저 깔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오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난주 개봉한 파묘에 이어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관객을 그득그득 끌어들이는 쌍두마차 역할을 할 것 같다. 오늘 정식 개봉했고 평일 낮 시간에 봤음에도 영화관에 빈자리가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물론 아이맥스라서 더욱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이맥스2D로 상영하는데 듄 파트1에 이어 이것도 예상한대로 무조건 아이맥스용 영화다. 듄 파트1 보다도 더욱 아이맥스 화면에 정성을 들인 느낌이다. 런닝타임 대부분을 아이맥스 화면비에 할애해서 비쥬얼 영화로서 위용을 과시한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앞부분에 살짝 졸았음을 부인하진 않겠다. 기대와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듄 파트1 개봉할 때부터 이미 파트2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기승전결' 중 파트1이 '기승'에 해당하고 파트2는 '전결'일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총 런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하는 2시간 45분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시작하고 앞부분 한시간이 너무 늘어진다. 그리고 영화 절반을 보고나서야 '아~ 이거 내가 기대한대로 가지는 않겠구나' 문득 깨달았다. 앞서 스토리 기획 자체가 마케팅 수단이자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라고 말한 이유가 이거다. 절반을 보고나면 감독이 이 영화를 파트2로 끝내지 않겠구나 깨닫게 되니 말이다. 듄 파트1이 한창 유행중인 클리프행어 엔딩(사건이 마무리되지 않고 고조되었을 때 끝내는 형식)인데, #듄파트2 도 클리프행어 엔딩에 가깝다. 분명 파트1에 이어서 파트2로 마무리를 짓기는 했지만, 정작 더 중요하고 큰 이야기들은 모두 새로 시작하면서 끝내버리니 말이다. 구성이 이렇다는 것을 미리 염두해두면 보는 동안 마음 편할 것이다.



워낙 어렸을 적에 봐서 내용이 기억은 안나지만 듄 원작소설도 읽었고 저주 받은 걸작 혹은 괴작이라 일컫는 영화 듄(1984년작, 데이비드 린치 감독)도 봤던 터라 이번 파트2가 깔끔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주길 기대했었다. 오히려 듄 파트1이 개인적으로는 훨씬 더 스토리 진행이 좋았고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전체 분위기가 숨 못쉬게 압도적이었다. 영화 만듦새 자체도 파트1이 훨씬 뛰어나며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드라마틱하면서도 공감을 자아냈다. 파트2는 매트릭스 3부작의 2편처럼 한창 이야기를 펼쳐놓으면서도 캐릭터들과 사건의 갈등구조가 입체적으로 변화하는데, 파트1에 비하면 헐떡헐떡 쫓아가기 어렵거나 느닷없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주연배우들이 워낙 핫하다보니 러브라인을 강조하려다가 전체적인 균형감이 깨지고 감독도 과욕을 부렸다가 소화하기 힘들어한다. 원래 시나리오가 이런건지 아니면 런닝타임이 너무 길어지다보니 편집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의외로 액션장면도 적은데, 이 부분은 역사대서사시 분위기로 만들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납득은 된다.



듄 시리즈는 진지한 버전의 마스터피스 오리지널 스타워즈 삼부작을 꿈꾸는 것 같다. 부디 3편이 나와서 잘 마무리해주길 기원한다.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미있다. 관객들 반응도 좋았고. 흥행전선에는 이상 없을 듯 싶다. 봐야해 말아야해가 궁금하다면 나는 강추다! 이미 재관람용으로 아이맥스 예매를 해놓아서 이번주에 한번 더 본다.



※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경험만큼 보이고 느껴지는게 사실이지만, 이런 식으로(?) 과거 경험이 영화에 투영될 지는 몰랐다. 어드벤처 여행 다니면서 우유니 사막, 아타카마 사막, 와디럼 사막 등 붉은 사막부터 황금색 사막, 돌산(?) 사막까지 경험했다보니 아이맥스 화면으로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듄을 보는데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나도 힘들다. 영화가 그냥 보이고 들리는게 아니라 사막 경험들이 갑자기 무의식 속에서 뛰쳐나와서 실제 사막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드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