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해방, 김지원, 손석구
나의 해방일지, 2022년 봄 배우 '손석구'와 '추앙'이란 표현으로 대힛트를 친 드라마를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지각 정주행했다.
방송했던 2년여전에는 워낙 바쁠 때라 시간도 만만치 않았지만 굳이 볼 생각도 별로 없었다. 이번에 늦게라도 #나의해방일지 를 보게 된 건 사실 여자주인공인 #김지원 때문이었다. 얼마전에 본방사수해가면서 열혈시청한 #눈물의여왕 을 보고 저런 여자탤런트, 여배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 깊어서 내가 본 적이 있는지 전작을 찾아보다가 나온게 '나의 해방일지'였다. 눈물의 여왕 중반부 이후부터 함께 보다가 두 드라마에서의 김지원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인지부조화 현상이 발생, 그래서 눈물의 여왕 끝나고 봐야지 미뤄두었다.
정말 너무너무 미친듯이 몰입감 있게 재미있냐도 물어보면 솔직히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내 인생 드라마 중 하나가 되었다. 드라마 #미생 이후 미생보다도 훨씬 더 현실감 느껴지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특별히 자극적이지 않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더욱 자극적으로 느껴지고, #추앙 등 현실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말들이 작가가 훈계하듯이 줄줄이 튀어나와 '이건 판타지야!' 말해도 이야기와 메세지의 너무나 현실적인 진중한 무게감을 오히려 현실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위조절을 해준다.
내 주위에 있는 듯한 캐릭터들의 별 것 아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나아가 개인적으로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내가 겹쳐보였다. 그들에게 공감이 되고 감정이입이 되서 울고 웃고 기뻐하고 화내고 하다가 그냥 과거와 현재 진짜 그냥 내 이야기라 역시나 또 그렇게 울고 웃고 기뻐하고 화냈다. 예전의 나, 지금의 내가 내내 겹치더라. 내가 아웃사이더에 변두리 살았고 사고 있어서 그런 듯하다. 전반부와 중반부까지는 딱 지금 뜨거운 한여름을 그냥 드라마에서 동시에 느끼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고, 후반부 예상 못했지만 현실적인 몇몇 죽음 앞에 눈물샘도 제대로 터졌다. 뭐 그냥 한마디로 그들의 이야기이자 내 이야기 그 자체였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감성이 깔려있지만 인생이 참 만만치 않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뿐인 인생 살아봄직하다는 이야기라 더 와닿았다. 더구나 요즘 뭔가 갑갑해서 조금씩 부정적 감정들이 나오던 터였는데, 완전히 방구석에서 촌캉스 힐링여행 제대로 한 기분이다.
※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 역사상 전철 장면과 음주 장면이 가장 많이 나온 것이 이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 현실 속에서 가까이 하고 싶은 캐릭터는... 의외의 선택이겠지만, 동네 카페 사장 오두환~ 이런 동생 하나 있으면 참 든든하겠다.
※ 경기도 산포시 당미역, 이 드라마를 보면 다들 한번씩 찾아보게 될 걸?
※ 나도 이들처럼 언제나 산넘고 물건너 전철 타고 버스 타고 뚜벅이인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