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백설공주, 2025년, 영화평, 실사, 동화
백설공주, 올해 (부정적인 의미에서)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백설공주 를 #디즈니플러스 에서 봤다. 영화관 가서 당당히 맞서 싸우려고(?) 했다가 도저히 용기가 안나서 디즈니플러스에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3월 중순에 개봉했는데 3개월도 안되서 디즈니플러스 OTT로 공개되었다.
개봉 전부터 워낙 안좋은 입방아에 줄줄이 올랐었고 나 역시 몇번 우려어린 시선으로 다뤘었는데 개봉후 우려를 가볍게 능가해버리는 최악의 최악인 평가와 흥행을 보여줬다. 평가야 그렇다해도 아무리 욕 먹어도 디즈니 애니나 애니 실사 영화 흥행은 기본은 해왔는데 이번에는 박스오피스 재난에 가까운 수준이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제작비가 더 큰 문제가 아닐까 하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무튼...
이번 #2025년 #마크앱 감독의 #디즈니 백설공주는 개봉전 도를 넘어선 PC 이슈와 주인공의 망언 등등이 우려를 샀지만, 영화를 보니 오히려 그런 부분들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문제는 영화 자체가 재미가 없다는 거였다. 백설공주 원작 자체가 다른 디즈니 공주 시리즈들 대비해서 스토리가 단순하고 극적인 요소가 약한 편이라 장편 실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다시 만드는게 매우 중요한데, 원작을 최대한 담으면서도 길고 새롭고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고민을 엄청 많이 한 흔적은 느껴지지만 새로 쓴 이야기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고 지루하다. 그렇다고 캐릭터만의 힘으로 가져가기에는 캐릭터 구축을 찬찬히 정교하게 할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나마 '원더우먼' 새엄마 왕비만 도드라지는데 이는 영화의 힘이 아니라 배우 #갤가돗 의 아우라 덕분이다. 그렇다보니 도덕책 속 착한 메세지, 당연한 말을 사진이 움직이는 예쁜 그림책에 영혼없이 담아놓은 느낌이다.
하나가 꼬이면 계속 꼬인다고 이야기와 캐릭터가 약하면 실사화를 왜 했는지에 대한 가장 큰 명분인 뮤지컬 실사영화로서도 매력이 없다. 뮤지컬 넘버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좋지도 않다. 뮤지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계속 귀에 맴도는 시그니처 뮤지컬 넘버가 있어야 하고 몇몇 장면이 뇌에 박힐 정도로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백설공주는 눈과 귀를 그냥 지나가 버린다. 이야기도, 캐릭터도, 음악도 모든게 민숭민숭하고 밋밋하니 역시 영상 퀄러티만은 디즈니 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지랄 제대로 했다고 느껴지지만 그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백설공주 보면서 딱 하나 정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나오는 동물들이다. CG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였다.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면서 CG와 특수촬영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바람에 계속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 이번에도 느꼈다. 역시나 돈의 힘이 느껴진다. 반면에 CG로 구현한 난쟁이들을 보면서 귀엽다, 사람같다 보다는 기괴하고 괴이하다고 느꼈다. 인간 배우를 앞으로도 한동안 일자리를 잃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