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평, 메뉴, 스릴러, 호러, 셰프, 파인다이닝
더 메뉴, #흑백요리사 를 정점으로 셰프와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고 슬슬 질리는 타이밍인데 한창 정점에 오르는 시점이었던 2022년에 나왔던 영화가 #더메뉴 다. 영화 개봉하고나서부터 괜찮은 스릴러라고 해서 관심은 있었지만 계속 타이밍 놓쳤다가 며칠전에야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지난 1년 가까이 불안한 정치 상황이 영화나 드라마, 소설 보다도 더 자극적이었다보니 영화나 드라마를 집중해서 보는데 장애가 있었다는 것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대선 끝나고나니 이제야 현실이 아니라 판타지에도 집중가능해졌다. 이 영화는 디즈니플러스에 2년전인가 이미 찜해놓고 있다가 이번에야 봤으니 말이다.
셰프, 요리사를 주인공이나 빌런으로 해서 수많은 스릴러나 공포/호러영화가 워낙 많이 나왔던지라 #더메뉴 가 과연 어떤 이야기와 연출로 놀라게 해줄까 많이 궁금했다. 이런 소재의 영화가 흔했다는 말에 동의 못할 수도 있지만, 스릴러나 공포영화 장르에서는 정말 별의별 형태로 꾸준히 나와왔다. 극도로 독한(?) 것들도 수백개나 있다. 왠만한 설정과 이야기로는 일반 관객은 몰라도 장르 매니아를 놀라게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영화 정보와 포스터, 예고편만으로는 도무지 감이 안오는 바람에 봐야지 마음만 먹었다가 자꾸 미루게 된 것 같다. 그래도 관람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랄프파인즈, #안야테일러조이, #니콜라스홀트 등 주조연할 것 없이 화려한 초특급 캐스팅은 분명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좋았다. 배우들 연기도 좋았다. 초반부 레스토랑이 있는 섬에 도착한 이후부터 확 몰입을 하게 만들면서 영화 끝날 때까지 멱살 잡고 질질 끌고 갈 정도로 긴박감이 있다. 재미있다! 정통 공포, 호러 작법으로 풀어낼 줄 알았는데, 그런 부분들 다 피해가면서 잘만든 스릴러물로 정확하고 영리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더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진다. 쉽게 갈 수 있는 자극적인 장면을 최소화하고 어떻게 하면 관객을 놀라게 만들고 긴장하게 만들까 생각해서 영화 자체가 리듬을 갖고 있다. 왜 짱짱한 배우들이 이 영화에 출연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재미만 있어도 충분한데, 여기에 각종 사회적, 개인적 메세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기까지 했다. 왜 영화 개봉시 영화 #기생충 과 비교하는 일이 잦았는지 이해가 되더라.
물론 현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소재와 이야기 진행은 너무 작위적이고 비상식적인 부분이 많아서 각 캐릭터들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이 안되는 일도 많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 이 영화의 세계관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재미도 없고 황당한 영화가 될 위험성도 높다. 영화 초반부 30분 보고도 당혹스러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으면 그냥 거기서 끝내고 다른 영화를 보면게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