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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19. 2017

진정한 소통과 정해진 운명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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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진정한 소통 그리고 정해진 운명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 (평점 9.5/10)

본 사람들이 왜 그렇게 이 영화에 대해 호평을 하는지 알겠다. 볼 생각은 있었지만 상영시간도 안맞고 한창 정신 없이 바빴던 터라 놓치고 있었는데, 영화 컨택트를 너무너무 보고 싶어하던 친구가 있어서 기어이 보게 되었다. 보고 난 후에는 안봤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영화 컨택트는 겉으로 보이는 소재를 생각하면 정말 흔하디 흔한 영화이다. 원제 Arrival대로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해서 인류와 접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었다. 얼핏 외계인 침공영화로 오해 받을 수 있다. 그들은 왜 지구에 왔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영화의 기둥 스토리이다. 하지만 먼저 이야기하면, (스포일러라 상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외계인들이 지구에 왔다는 소재는 '미션 임파서블3'에서 '토끼발'이 맥거핀 역할을 하면서 영화 전체를 이끌고 나갔지만, 끝내 그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처럼, '외계인이 지구로 온 목적'은 사실 영화 속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영화 컨택트에서는 그 목적이 맥거핀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미션 임파서블과 달리 그 이유가 밝혀지기 때문에 열 받을 일은 적겠지만 말이다. 원제 대신에 컨택트라는 한국개봉명이 보다 더 직접적으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제목이다. 영화가 SF 미스테리 장르 정도로 여겨지며 의외로 많은 부분을 꼬아놓고 복잡하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조금 더 쉽게 관객에게 다가가길 원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컨택트라는 제목은 사람과 외계인의 접촉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접촉 즉 소통, 시간을 넘어서서 정해진 운명을 접촉하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맞다. 방금 이야기한 두가지가 영화 컨택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오프닝 장면이 지나가면, 눈치가 빠른 관객들은 이미 이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 지 대략적인 감이 온다. 주제를 강화해서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에 반전을 깔아놓았는데, 그 부분을 짐작하게 된다. 어차피 영화 컨택트는 깜짝 반전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소통과 운명에 대한 삶에서 끊임없이 요구 받고 생각하게 되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관객과 함께 성찰하고자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미리 보이는 건 중요하지 않다. 그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두 남녀주인공의 직업 선택은 정말 탁월했다. '소통' 언어학자와 '시간' 물리학자의 조합. 그들이 영화 속에서 하는 생각과 행동은 그 직업에 맞춰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마지막 반전부분에서 그들이 내린 결정은 과연 인간이 얼마나 이성적일 수 있는지, 얼마나 감정적일 수 있는지, 그 둘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하게 되는지까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한마디로 영화 컨택트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고민하게 되는 인간 본연의 질문에 대해 우리에게 다시 묻고 성찰할 기회를 주면서도 이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 세련되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화법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영화이다. 영화가 끝나고 머리와 가슴이 먹먹하고 묵직한 돌을 얹어놓은 기분이 들 정도로 성찰과 사색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바쁘게 살면서 잊고 있었던, 하지만 정답은 없어도 언제나 생각해야만 하는 그런 시간을 말이다.



컨택트 (Arrival, 2017)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마이클 스털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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