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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24. 2017

우아하고 고전적이면서도 쿨한 '서프라이즈' 스릴러

(노 스포일러) 영화 23 아이덴티티 리뷰, 영화, 영화리뷰, 영화평

23 아이덴티티, 우아하고 고전적이면서도 쿨한 '서프라이즈' 스릴러  (평점 9.5/10)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당당한 부활이라 이야기해도 될 정도로 23 아이덴티티 (원제 : Split)은 최근 보기 힘든 잘 빠진 스릴러이다. 작년에는 맨 인 더 다크 (원제 : Don't Breath)가 스릴러로서 제대로 한방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이제 2월달이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23 아이덴티티가 올해 최고의 스릴러가 아닐까 싶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식스 센스로 반전영화 열풍을 일으키며 이후 승승장구하다가 어느덧 반전 강박관념에 빠졌는지, 관객들이 슬슬 질리게 된 건지 점차 영화 퀄러티도 흔들리고 흥행도 실패하게 되면서 이대로 묻히는가 싶었다. 그런데 23 아이덴티티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23 아이덴티티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영화로서 특별히 튀는 작품은 아니다. 영화가 엉망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식스 센스와 이후 그의 전성기를 보여준 영화들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즉, 뭔가 변화했다기 보다는 반전 강박관념이나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예전 전성기 시절 초심으로 돌아가서 만든 느낌이다. 천천히 느리지만 차곡차곡 이야기와 긴장감을 쌓아가는 방식도 그렇고, 느닷없는 반전이 아니라 영화 곳곳에 단서들을 풀어놓고 관객과 정직한 두뇌싸움을 하는 것도 그렇고, 요란하거나 잔인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사람을 옥죄는 맛도 그렇다. 또한 아무 이유 없이 스토리가 진행되거나 캐릭터가 나오지도 않으며, 모든 것에는 그 만한 이유와 당위성을 충분히 부여해서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우아하면서도 세련되면서도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쿨한 스릴러로 23 아이덴티티는 탄생했다. 지난 토요일에 본 컨택트 (원제 : Arrival)에 이어 어마어마한 압도적 영화를 연이어 보게 되다니! 행운이다!



주연인 제임스 맥어보이를 언급 안할 수가 없다. 그가 아니었으면 이 영화는 이 정도로 빛이 나지 않았을거다. 특별한 분장이나 특수효과 없이 연기력만으로 여러개의 다중인격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이고 느껴지게 연기했다. 과거 스릴러 고전 중 하나인 '프라이멀 피어'의 애드워드 노튼, '유주얼 서스펙트'의 케빈 스페이시가 떠오르며 9살 아이부터 성숙하고 사악한 여인, 비스트 등등 더 많은 자아를 동시에 연기한다는 점에서 능가한다고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영화 전체를 표현하자면, 스릴러 고전인 존 쿠삭 주연의 영화 '아이덴티티'와 일요일 오전을 책임지고 있는 MBC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절묘하게 엮어서 시너지를 낸 수작이다.


* 영화 끝나고 쿠키영상이 하나 나오는데, 뜬금없다 싶으면서도 임팩트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전작 중 하나와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그 영화 속편을 예고한다. 'M. 나이트 샤말란'표 악인 어벤져스가 탄생하는 건가?


23 아이덴티티 (Split, 2017)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 제임스 맥어보이, 안야 테일러-조이, 헤일리 루 리차드슨, 베티 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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