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재상 Alex May 08. 2016

강예원의 폭발적 연기력에 의지하는 꽤 괜찮은 스릴러

영화 날,보러와요 리뷰 (노 스포일러)

날,보러와요, 강예원의 섬세하지만 폭발적 연기력에 의지하는 꽤 괜찮은 스릴러 (노스포)


평점 6/10


날,보러와요는 일상의 어느날 갑자기 납치되어 정신병원에 감금된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는 당혹스러운 현실을 소재로 하다보니 소재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미 소재 자체가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훨씬 더 무섭다 보니 영화의 퀄러티와는 상관없이 이미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영화 날,보러와요는 이미 자신이 가진 강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듯하다. 일반적인 진행 같으면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여주고 어느정도 그 분위기에 적응이 될만한 타이밍에 주인공이 납치되어 그 극적인 효과를 더욱 크게 가져갔겠지만, 이 영화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일단 주인공이 납치가 된다. 허를 찌르는 느닷없는 진행이 오히려 더 색다르고 자극적이었다. 그 후 진행은 관객이 기대하고 예상한 분위기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무언가 사연이 있을 것이고 사건이 있을 것이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밝혀가는 과정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극적인 소재지만 영화 날,보러와요는 더 독한 처방을 쓴다. 납치와 감금이 모자라 돈에 미친 의사, 그 자체만으로도 미친 의사를 내세워 장기밀매부터 환자 성폭행까지 자극적인 모든 요소들을 끊임없이 쏟아붓는다. 그 바람에 영화는 처음 갖고 있었던 가장 큰 장점인 현실적 공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 악수를 두게 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밀도있는 연출력과 강예원의 연기력으로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날,보러와요는 철저하게 강예원의 영화이다. 모든 것은 배우 강예원의 힘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예원이 나온 영화나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내게 강예원은 예능프로에서 본 웃기는 배우 정도였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강예원이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상황별로 폭발적인 에너지와 변신이 계속되어야 하는 어려운 배역이었는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모든 상황에서 오롯하게 관객이 자신에게 감정이입이 되도록 사로잡는다. 그 바람에 강예원이 겪는 영화 속 상황들과 고통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이되어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정말 놀라웠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무리수를 두면서 논리적 구멍이 뻥뻥 뚫리며 영화가 삐끄덕거려도 강예원이 관객들을 단단히 묶어두는 형국이다. 정말 말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전개나 장면설정, 뻔히 수가 보이게 진행되면서도 마지막 반전을 위해 그나마 앞에 쌓아놓은 긴장감이나 이야기들마저도 망가뜨리는 악수를 거듭함에도 강예원 때문에 보게 될 정도다. 솔직히 순수하게 스토리라인과 진행만으로 보면 90년대 이전으로 퇴보한 스릴러 영화지만, 강예원과 연출력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운 간만에 제대로된 한국 스릴러 영화로 인정할만 하다.


날,보러와요 (2016) 

감독 이철하 

출연 강예원, 이상윤, 최진호, 지대한




작가의 이전글 [취업에 대한 진실 #1] 사람 뽑는 곳이 인사팀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