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오해하고 있는 취업에 관한 진실 첫번째 이야기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 사람은 누구인가?]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기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과연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물어보면, 기업내 여러 이해관계자 이야기를 하지만 그 중에서도 HR 소위 인사팀에 대한 말이 제일 많다. 인사팀 업무 중 하나가 기업을 더욱 성장시킬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이니 그 말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상식적인 기준으로 한번만 더 생각을 해보자! 입장으로 바꿔서 만약 당신이 사람을 뽑는다고 상상해보자! 데리고 함께 일할 후임을 뽑거나 동료나 윗사람을 뽑는다고 생각하면 함께 일할 당신이 직접 나서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 사람은 함께 일할 현업사람들이 정답이다!
그렇다면 인사팀은 무엇을 하는가? 인사의 채용담당은 기업이 추구하는 바에 적합한 인재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기업의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인력수급계획을 정리하여 거기에 맞는 인력운영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서 실행한다. 여기에 인력수급계획은 현업에서 필요한 인원들을 각 조직별로 인사팀에 제출한 것을 바탕으로 인사팀에서 정리하고 조정을 하는 것이니 선발인원의 규모 역시 당연히 현업의 힘이 훨씬 더 크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인사팀은 사람을 선발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채용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다. 그 바탕 위에서 직접 사람을 뽑는 역할은 현업사람들, 정확하게는 현업에서 일하고 있고 사람을 선발해야 하는 필요성을 가진 평균적으로 사회생활 10년 이상인 팀장이나 파트장이 선발한다. 인사팀은 지원자가 아주 많은 경우, 사전에 마련한 기준에 맞춰서 서류전형단계와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선별하는 시험단계를 담당하여 스크리닝 역할을 할 뿐이다. 그 단계를 넘어서면 채용에 대한 모든 칼자루는 현업사람들에게 넘어온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균 10년차 이상의 현업담당자들은 취업 및 채용단계에서 보통 실무진 면접을 담당하게 된다. 인사팀을 통해 스크리닝된 인원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데리고 일할 사람들을 직접 뽑게 된다. 한번이라도 취업이나 인턴선발 등을 면접단계까지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채용단계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가 바로 실무진 면접이다. 기업마다 다 다른 주제와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취업준비생과 지원자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혼을 쏙 빼놓으며 탈탈 털어 무기력하게 만드는 단계가 바로 이 단계이다. 실무진 면접 단계에 비하면 임원면접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임원면접단계에서 이미 현업담당자들이 함께 일할만한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린 사람들이 올라가기 때문에, 임원 입장에서는 같이 일할 사람들이 추천한 인원들이라 그 사람의 업무능력이나 가능성, 성품 등에 대해 이미 검증을 거쳤다고 생각하게 된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더 길게는 수십년을 한 울타리에서 일해야 하는 입장이니 마치 결혼배우자를 찾는 것만큼이나 현업담당자들이 까다롭게 선발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잘못 뽑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함께 일할 현업사람들이 입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대부분 잘못 선발했을 경우 그 책임도 현업이 지게 된다. 그래서 기업이나 임원진의 관점에서 한번 더 검증한다는 의미로 면접을 실시하게 되고 현업면접시 현업담당자들만큼 민감하고 세세하게 볼 필요가 없게 된다. 상대적으로 임원면접시 면접분위기가 훨씬 더 좋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렇듯 현업에서 필요한 TO를 제출해서 선발인원규모를 결정하고 인사팀은 거들뿐 직접 사람을 뽑고 책임을 지는 것이 현업사람들, 특히 평균 10년차 이상의 사람들이다.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취업준비생들이나 지원자들은 기업인사팀을 취업하는데 가장 영향력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공략 대상 설정이 잘못되었으니 대부분의 경우 결과가 안좋은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다. 인사팀의 경우 기업 관점에서의 인재기준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방안 혹은 뜬구름 잡는 듯한 방안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인사팀의 역량을 낮추려는 의도가 아니라 직접 사람을 뽑지 않다 보니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인사팀은 기업의 인사정책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준비생이나 지원자들은 각 기업의 인사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마치 시험 보듯이 풀려고 한다. 평가자는 현업사람들인데 전혀 엉뚱한 곳을 미친듯이 파고 있는 것이다. 취업에 성공하려면 출제자이자 평가자인 현업사람들에 맞춰야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대부분 놓치고 있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각종 취업정보사이트나 취업컨설팅 혹은 취업교육기관 등에서 정보를 얻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말한 내용들을 한번 더 생각해보고 그런 정보들이나 제공기관 등을 살펴보면, 힘이 쭉 빠질 것이다. 대부분 기존 기업인사팀 출신 사람들이거나 혹은 전략컨설팅업체 출신 사람들, 아니면 사회생활 연차가 많지 않은 사람들이 취업컨설턴트이자 취업전문가, 취업 관련 강연, 교육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인사 출신은 인사 출신대로의 고유한 관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컨설팅 출신들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고, 사회생활 연차가 짧은 사람들은 젊고 어리기 때문에 가장 최신의 취업 트랜드를 직접 경험했다는 점에서 배울만한 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누구도 기업에서 직접 사람을 제대로 선발해본 적이 없다. 사람을 직접 뽑아보지도 않고 뽑은 사람을 데리고 일해본 경험도 미약하고, 결정적으로 현업면접관으로서 문제제출자이자 평가자가 아니었던 사람들이 관련된 아무런 경험도 없이 과연 취업과 커리어에 대해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비슷한 경우로 합격자 수기처럼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자기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떻게 뽑혔는지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로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취업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게 했기 때문에 취업을 한 것은 아니다. 즉,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아니라는 거다. 그 이유는 또다시 10년차 이상 현업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가자가 아닌 피평가자였을 뿐인 합격자들은 평가자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이 왜 뽑혔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단지 이래서 뽑혔을 것이다 추측을 할 뿐인 것이다. 그런데 이 추측을 단정적인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갑갑할 뿐이다.
취업에 성공하고 싶으면 수많은 정보에 휩쓸리기 보다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수년전부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목표를 명확하게 세운 후, 기업에서 사람을 직접 뽑는 현업 10년차 이상의 사람들로부터 정확히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생각으로 사람을 선발하는지를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주위에 그런 사람들도 없고 그런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없다고 푸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만나기 더 편하고 부담없는 방법이나 사람들로만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지 돌이켜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건너건너 소개를 받아서 그런 현업사람들과 만나거나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에서 하는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회사에 당당히 메일을 보내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진 젊은 친구들을 많이 봤다. 원하고 생각하고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생각보다 매우 많다.